최종편집 2024-03-28 17:49 (목)
23년 전 변호사 살인교사 피의자에 "검찰, 무기징역 구형"
23년 전 변호사 살인교사 피의자에 "검찰, 무기징역 구형"
  • 김은애
  • 승인 2022.01.10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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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1월 제주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관련 5차 공판

살인교사 혐의 피의자에 검찰, 무기징역 구형... 피의자는 혐의 부인
검찰 "형사처벌 면하기 위한 진술 번복, 후회·사죄 마음 보이지 않아"
변호인 "직접적인 증거 없이, 살인교사 혐의로 단정하긴 무리 있어"
1999년 11월 5일 오전 제주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승용 변호사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55.사진 가운데 검은색 옷)씨가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나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1999년 11월 5일 오전 제주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이승용 변호사에 대한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사진에서 검은색 옷)씨가 지난 18일 제주국제공항을 나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23년 전 살해당한 이승용 변호사와 관련, 살인교사 혐의로 재판장에 선 A(50대, 남)씨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리고 피고인 A씨는 “큰 물의를 빚게 만든 저 자신이 너무 싫고, 죄송하다”라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범행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A씨는 1999년 11월경 제주에서 이승용 변호사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장에 섰다.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피살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시점은 지난 2020년 6월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A씨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A씨)이 조직폭력배 두목의 지시를 받고 범행을 계획, 같은 조직원이자 속칭 ‘갈매기’로 불리는 동료에게 범행을 교사했다’ 증언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되고, 검찰 기소가 진행되자 A씨는 스스로의 진술을 수 차례 번복하기에 이른다.

이에 2022년 1월 10일 오후 4시 30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가 속행한 5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A씨가 지금까지 번복했던 진술 내용들을 정리해 밝혔다. 아래 4가지 내용이다.

<피고인이 방송, 경찰·검찰 조사, 재판 과정 등에서 번복한 다양한 진술 내용>

진술1: 조직으로부터 범행 사주를 직접 받았고, 실행은 동료가 했다

진술2: 범행 사주와 실행 모두 동료가 했는데, 나(피고인)는 이를 말렸다

진술3: 나(피고인)는 리플리증후군이다. 따라서 내가 한 진술 .

진술4: 범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가 2011년에 동료에게 들어 알게 됐다 등이다.

검찰은 A씨가 이처럼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A씨의 다양한 진술은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상황에 맞춰 말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살인교사’라는 공소사실 자체가 사건의 실체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더 있을 지 모른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가한 흉기의 모습을 피해자가 명확하게 구사한 점을 들어 A씨가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은 진술을 번복해온 일련의 수사 및 재판 과정과 관련, “자신의 형사처벌을 면할 방법만 강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후회나 사죄의 마음을 보이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과 30년간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을 구형했다.

이에 변호인은 “지금까지 공판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와 반대되는 논리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검찰 측 공소사실에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 측은 “적어도 피고인을 처벌하려 한다면, 직접적인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승용 변호사에게 위해를 가하도록 지시한 이가 누구인 지, 살인 행위를 한 진범은 누구인 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논하는 것이 타당하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변호인 측은 A씨가 재차 진술을 번복한 부분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살인 죄와 관련 짓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는 견해를 전하고 있다.

한편, A씨는 공소사실에 대해선 전면 부인하면서도 “유족 분들에게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다음 재판은 선고 기일로, 2월 10일 목요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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