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수형인·유족 청구 특별재심, 재차 미뤄져... "미군정 재판 등 쟁점"
4.3수형인·유족 청구 특별재심, 재차 미뤄져... "미군정 재판 등 쟁점"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1.05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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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피해자 및 유족 등 30여명이 청구한 재심 사건의 개시가 또 한차례 미뤄졌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 4.3 피해자 및 유족 등 30여명이 청구한 재심 사건의 개시가 또 한차례 미뤄졌다.

이번 사건의 청구인은 제주4.3 당시 일반재판 혹은 군사재판을 통해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 및 유족 30여명이다. 이들은 4.3의 광풍 속 포고령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제각기 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70여년이 흐른 오늘날, 이들 30여명 수형인과 유족은 ‘죄 없이 죄인’이 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총 29건 특별재심(일반재판 28건, 군사재판 1건)을 청구하게 된다.

이에 2022년 1월 5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3차 심문절차를 속행하며, 재심 개시 여부를 재차 미뤘다.

재심 개시가 거듭 미뤄진 이유가 있다. 재심 개시를 판단할 근거, 검찰과 변호인 측 자료 제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 측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제주도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일부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1월 21일까지 검찰과 변호인 측에 자료 제출을 완료해달라 당부하며, 1월 28일 전후로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할 것을 밝혔다.

한편, 이날 쟁점이 된 사안은 크게 두 가지. △4.3희생자 자격과 △미군정 당시 미군 판사가 내린 선고 관련이다.

우선 △4.3희생자 자격과 관련해서는 청구인 중 3명이 희생자 자격을 아직 부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격요건에 문제가 있어서 라기보다는, 희생자 신청을 뒤늦게 하는 바람에 절차가 늦어진 경우다.

이에 변호인 측은 이들의 재심 과정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희생자 자격을 부여 받지 못한 상태에서도 재심 청구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된 4.3특별법이 아닌, 이전 법에 근거해 절차를 밟으면 된다.

다음 쟁점은 △미군정 당시, 미군 판사에 의해 진행된 재판 관련이다.

이경천 할아버지는 4.3 당시 포고령 위반 혐의로 체포되어 미군 판사에 의해 징역 8개월과 5천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미군정하에 진행된 재판이기에, 유죄가 선고된 근거 또한 미군법에 있을 터. 하지만 변호인 측에 따르면, “어떤 법이 적용됐는지는 정확하게 확인이 안 되는 상태”다. 이에 ‘미군정에 의해 진행된 재판을 대한민국 법원이 다시 심리할 수 있는가’ 등 재심 심리에 대한 권한 문제가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개정된 4.3특별법을 근거로 들고 있다. 제주4.3과 관련 사건의 경우 제주지방법원이 재심을 진행할 권한을 가진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변호인 측 의견에 재판부는 “과연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은 남는다”라고 말하면서도, ‘보편적인 인권’ 부분에서 고심해보겠다는 견해를 전했다.

검찰 측 또한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재심을 통한)구제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말하면서도, “특별재심 청구권자의 (재심 대상)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법이 무제한으로 넓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원이 판단해주셨으면 한다”며 “구제를 최대한 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정하에 재판으로 죄인이 된 4.3수형인은 이경천 할아버지 외에도 더 있을 테다. 이에 재심의 선례로 남을 이번 사건에 제주 사회 시선이 더욱 몰릴 전망이다.

한편, 이번 특별재심에서 심문절차는 이로써 마무리된다. 이에 1월 중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이뤄지고, 2월경 본격 공판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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