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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제2공항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19도, 제2공항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12.30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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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선거의 해 2022년, 참된 ‘정치(政治)’를 기대하며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야구를 전혀 모르는 ‘야알못’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한 마디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2021년 세밑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날짜를 찾아보니 벌써 2년이 다 돼간다. 지난달 초 단계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시작됐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는 변수에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면서 연말 추운 날씨가 더욱 을씨년스럽다.

제주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본 저녁 노을 모습. ⓒ 미디어제주
제주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본 저녁 노을 모습. ⓒ 미디어제주

지난 1년간 제주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나오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우선 지난 2월 18일. 이 날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찬반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이었다.

두 곳의 여론조사기관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곳은 오차범위를 벗어나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고, 다른 한 곳도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하지만 지난 8월 11일 대선 출마를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한 원희룡 지사는 당시 찬성 여론이 더 많이 나온 성산지역 주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국토부로 보내 판단을 국토교통부에 떠넘겼다.

이후 국토부도 차일피일 입장 발표를 미루다가 환경부가 국토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에 대해 숨골에 대한 조사와 조류 충돌 방지 방안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려하면서 사실상 제2공항을 둘러싼 도민사회 갈등은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하지만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두 차례 연속 단독 응찰로 유찰되면서 용역 착수는 해를 넘기게 됐다.

사실상 제2공항 재추진 여부가 내년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4월 6일 제주대학교 사거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의 후유증도 가시지 않았다.

사망 3명, 부상 59명. 62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는 최근 10년 동안 제주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라는 기록을 남겼다.

사고가 난 후 제주대 사거리 인근 도로구조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5.16도로를 포함한 일부 구간에서 대형 화물차 운행 전면제한 등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사고 당시 중상을 입은 제주대 학생 한 명은 여전히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다른 부상자들과 사고 현장을 목격한 이들까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26일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데 이어 12월 9일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보상 방안이 담긴 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70여년 동안 이어져온 유족들의 한을 달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도민사회에 큰 위안이 됐다.

하지만 제주는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해묵은 도민사회 갈등 현안이 해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 외에 법정 분쟁 중인 영리병원 문제도 있다. 곶자왈 경계 설정 용역, 국립공원 확대 지정 문제는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에 부딪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도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제주에서도 12월 들어서만 9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역대 월별 최다 확진자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변수도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틀 후면 시작되는 2022년은 ‘선거의 해’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해묵은 도민사회 갈등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제주도지사가 누가 되든 더 이상 도민사회 갈등을 수수방관하거나 부추기지 않는 ‘정치(政治)’를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란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또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한다’라는 뜻도 있다.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다. 모두 사전에 있는 ‘정치’라는 단어의 뜻이다.

(사족 :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야구 선수는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965년까지 현역 생활을 하는 동안 15시즌 연속 올스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 3회,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한 요기 베라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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