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하루 11시간 근무 34분 휴식 … 택배 노동자의 고단한 하루
하루 11시간 근무 34분 휴식 … 택배 노동자의 고단한 하루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12.23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 ‘제주지역 택배근로자 근로실태 조사 및 근로환경 개선연구’ 결과 발표
정해진 휴식 시간 없이 각자 알아서 휴식 … 이마저도 대부분 식사시간으로 소요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9일 제주도청 앞에서 ‘사회적 총파업 승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9일 제주도청 앞에서 ‘사회적 총파업 승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지역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평균 11시간 넘게 일하면서 휴식시간은 고작 34분밖에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가 23일 발표한 ‘제주지역 택배 근로자 근로실태 조사 및 근로환경 개선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내 택배 근로자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42분, 물량이 많은 경우에는 휴식 시간을 제외한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 12시간 4분으로 평소보다 1시간 22분 이상을 더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택배 노동자 파업의 주된 이유 중 하나였던 분류 작업시간은 평균 2시간14분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터미널 대기시간 평균 25분, 배송 7시간23분, 집화 49분, 기타작업 29분이 소요돼 하루 평균 작업시간은 11시간17분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지역의 경우 섬 지역의 특성상 대부분의 화물이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에 선박 시간에 따른 상‧하차 시간이 고정돼 있어 서귀포 지역의 경우 거리상의 이유로 제주시보다 30분~1시간 정도 분류 작업이 지연돼 제주시는 분류 작업이 완료되는 4시 이후 배송이 많고, 서귀포시는 5시 이후에 배송이 시작되는 구조다.

다만 쿠팡의 경우 캠프에서 1차적으로 오전 10시까지 분류작업이 이뤄져 12시 이후 1차 배송이 진행되고 있고, 2차 배송은 오후 6시 이후에 이뤄지고 있다.

작업 시간도 택배 회사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택배의 경우 전체 작업 시간이 13.5시간으로 가장 많은 반면 우체국택배는 집화 작업이 없고 쿠팡택배도 정해진 근로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비해 작업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휴식시간의 경우 위탁계약 형태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정해진 휴식시간도 없이 각자 알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평균 휴식시간은 34분 정도. 그나마 이 휴식 시간도 거의 식사시간으로 소요되고 있고, 빠른 배송업무를 위해 평균 식사시간은 22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사 해결방법도 절반 이상은 59.9%가 편의점이나 업무용 차량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당 등에서 안정적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는 27.6%에 불과했고, 심지어 점심을 먹지 않고 휴식시간이 전혀 없는 택배 기사의 비중도 8.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처럼 열악한 근무여건에 처한 택배 노동자들을 위해 표준계약서 제작, 산업재해와 산업안전 보건 교육 및 지원 강화, 택배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강화, 화장실 및 주정차 문제 개선 등 8가지 정책 방안이 제시됐다.

최명동 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19년 3월 전국에서 세 번째로 이동노동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쉼터 ‘혼디쉼팡’을 설치한 데 이어 내년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한 곳씩 두 곳을 추가로 설치하기 위해 10억5000만원의 에산을 마련해놓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