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실제 쓰는 제주어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펴보세요”
“실제 쓰는 제주어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펴보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12.0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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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봉·김순자 공저,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

소멸 위기 제주어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강영봉 이사장과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이 힘을 모아 펴낸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이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제주어의 기초어휘 쓰임을 펼쳐 놓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선정, 출판돼 의미를 더한다.

책의 부제를 보면 이 책이 어떻게 활용 가능한지를 알 수 있다. 부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토박이 제주어’로, 제주어 소통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제주어 기초어휘를 여러 용례로 풀어냈다.

책에서 제시한 기초어휘는 모두 349개. 이는 김종학의 <한국어 기초어휘론>(2001)에서 마련한 349개 어휘를 기본으로 삼았다. 김종학과 달리 이 책은 표제어를 방언형으로 제시했다.

349개의 기초어휘는 명사(128개), 대명사(7개), 수사(10개), 동사(151개), 형용사(53개) 등 5개 분야로 나눠 사전 형식으로 꾸몄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제주어 기초어휘 활용 사전>에서 펴보자. 용례로 “눈이 와도 곧 사름 다니주. 그냥 흑질에.(눈이 와도 곧 사람 다니지. 그냥 흙길에.)”가 있고, “남신게 비 온 날도 신곡게, 눈 온 날도 신곡게.(나막신 비 온 날도 신고, 눈 온 날도 신고.)” 등이 있다.

‘드르’라는 명사도 만나 볼까. ‘드르’는 들을 말한다. “무시거, 베염? 야야, 겁난다야, 물려보진 안헷저마는 어디 드르 뎅기당 베염 문다 멩심허라이.(무엇, 뱀? 야야, 겁난다. 물려보지는 않았지만 어디 들 다니다가 뱀 문다 명심해라.)” 등의 용례가 제시돼 있다.

이처럼 책에 등장하는 용례는 저자들이 참여해 작업했던 ‘지역어 조사 사업’, ‘제주어 구술 채록 사업’, ‘민족 생활어 조사 사업’ 등의 보고서에서 따왔기 때문에 입말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책엔 관련 어휘와 동음어, 유의어 등도 나와 있다. 이해를 돕는 111장의 사진 자료도 담겨 있다.

강영봉 이사장은 “제주어 조사와 연구라는 같은 길을 함께 걷는 제자와 공동으로 책을 내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이 사전이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들 곁에 자리하여 즐겨 찾아보는 책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책은 1000쪽을 넘는다. 한그루에서 펴냈으며, 책은 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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