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기준 없이, 입맛대로' 심사비 지급했나"
"제주문화예술재단, '기준 없이, 입맛대로' 심사비 지급했나"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1.3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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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회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 심사
오영희 의원 "제주문예재단, 기준 없이 사례비 지급해"
한 명이 다수 심사 진행 정황도 포착 "몰아주기 의혹"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오영희 의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오영희 의원. [사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명확한 기준 없이’, ‘입맛대로’ 사업비 중 일부를 집행한 사실이 드러나 제주도의회 상임위 지적을 받았다.

재단이 올해 집행한 사업비 중 3.3%에 가까운 비용이 심사수당, 사례비 등 명목으로 집행되었는데, 개인마다 다르게 지급된 수당의 지급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11월 30일 열린 제400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2차 회의 예산심사 자리에서 오영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재단의 예산 집행 내역을 문제 삼았다.

오영희 의원에 따르면, 2021년 재단이 집행한 사업비는 약 111억원. 이중 재단은 3억 6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심사수당, 사례비, 체재비 등 명목으로 집행했다.

문제는 이에 대한 지급 기준이었다. 오 의원은 재단이 집행한 사례비 등에 대한 지급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에서 사례비를 지급할 땐, ‘사례비 지급기준’에 근거해 금액을 책정한다. 예를 들면, 교수 등 관련 전문위원 이상은 50만원, 단순 관련 종사자 및 학부생은 20만원 등이다. 심사위원의 직책이나 전문성 등에 따라 사례비를 차등 지급하고자 기준을 명확하게 명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 의원에 의하면, 재단은 이 같은 기준 없이 사례비 등을 지급해왔다. 특히 소수 인물이 다수의 사업에 대한 심사비를 독식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심사위원 1명이 1년 동안 6개 사업에 500만원까지 수급하는 등 “심사비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또 오 의원에 따르면, 재단은 건당 140만원, 100만원 등 내규(최소 20만원, 최대 50만원 심사비)를 뛰어넘는 고액의 심의비를 지출했으며, 이 같은 사례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다만, 재단 조례 등에 의하면 심사비, 사례비 등 금액은 이사장 권한으로 내규 이상의 비용을 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조례 위반'은 아닌 셈이다.

이에 오 의원은 "조례상 위반은 아니지만, 명확한 '지급 기준'이 세워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사안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관련해서 오 의원은 “동일 인물이 각기 다른사업을 통해 총 5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러한 납득 불가능한 지급 건이 한두 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명확한 기준 없이 심사수당, 사례비 등이 지출된 사실이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1년 사업비 출연금 중, 개인사례비로 집행된 예산 내역. (자료= 오영희 의원실.)

이날 오 의원은 개인사례비 지급내용 중 체재비 지급에 관한 문제도 거론했다.

재단이 2021년 개인사례비 관련해 지급한 내역 건수는 총 650여건. 이중 20% 상당이 모두 항공료나 숙박비 등 체재비 명목으로 지급된 경우에 해당한다.

개인사례비에서 체재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타 지역 전문가를 심사위원 등으로 위촉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오 의원은 “제주도에 문화예술전문가가 부족해서 타 지역 전문가를 불러오는 것이냐”며 이와 관련한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끝으로 오 의원은 “2022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출연금이 일몰사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억원 감액 편성됐다”며 “저조한 경영성과에 비해 여전히 규모만 키우려는 재단이 역량에 비해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날 오 의원이 재단에 지적한 내용의 전반은 '심사수당의 명확한 지급 기준이 없고, 소수가 다수의 심사를 독식하고 있다'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번 사례비 지급 문제를 단순 예산로 보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심사' 업무에서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생명이기에, 이번 오 의원의 지적은 재단 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에 재단과 함께 제주도의 관리·감독에 대한 주의가 더욱 요구될 전망이다.

한편, 재단이 커진 덩치에 비해 막상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도의회 지적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재단이 추진 중인 ‘아트플랫폼 사업’ 또한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라 내년 재단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 아트플랫폼 사업은 재단이 삼도이동 소재 영화관(재밋섬) 건물을 100억여원에 매입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미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매매계약 당시 ‘계약금 2원, 계약해지 위약금 20억원’이라는 불합리한 특약을 건 사실이 드러나 도민 사회의 뭇매를 맞았다.

현재 해당 사안은 제주도의회 의결로 감사원에 감사 요청되어, 감사 여부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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