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12-06 16:56 (화)
"3년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문제 외치는데, 행정은 왜 듣지 않죠?"
"3년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문제 외치는데, 행정은 왜 듣지 않죠?"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1.15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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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역행하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 사업 ⑪

[인터뷰] 제2회 오체투지 환경상, 풀뿌리기금 부분 수상 시민단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 서신심 씨
서신심 씨가 제주의 난개발을 상징하는 도로사업 반대 문구를 들고 있다.

"3년째 아이들의 안전, 그리고 서귀포 도심의 환경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행정은 들은 체 만 체예요."

지난 2019년부터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서신심 씨가 말한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이란,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호근동까지 서귀포 구도심 지역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대규모 도로개설 사업이다. 총 길이는 4.2km, 폭은 35m, 왕복 6차로로 계획됐다.

"문제는 총 길이가 4.2km 구간임에도 제주도가 1.5km 구간만 우선 발주하며, 별개의 도로사업처럼 시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쪼개기 발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 진행하고 환경영향평가는 회피하려는 행정의 패착이죠. 이처럼 쪼개기 발주를 하다보니 문제가 생기는데요. 1.5km 구간만 공사를 했을 때 주변 교통이 더욱 혼잡해질 것이라는 용역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이 사업을 허가하고, 추진 중입니다.”

<미디어제주>가 서 씨를 만난 곳은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의 버스정류장 앞. 그는 매주 금요일 이곳에서 서명운동을 한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을 중단하고, 녹지공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공감하는 시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서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생기면 서귀포시의 ‘교육벨트’라 불리는 구도심 중심지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게 됩니다.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과 소나무숲도 사라지고요. 매연으로 인한 주변 학교와 유치원의 학습권 침해 문제도 예상됩니다.”

그는 지난 2019년 5월 1일부터 두 달 동안 1914명 도민 서명을 받아 제주도의회와 당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행정과 도의회 모두 '도로가 필요하니 개설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회신. 시민의 의견은 그렇게 묵살당했다.

하지만 서 씨, 그리고 그와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 4명의 시민활동으로 시작된 모임이 어느새 20여명 남짓 어엿한 시민단체가 됐어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하 ‘서녹사’)’의 탄생이죠.”

최근 서녹사는 제2회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 시상식에서 ‘풀뿌리환경활동지원기금’ 200만원을 수상했다. 서귀포 도심의 녹지를 지키고자 나선 서귀포 시민의 목소리가 뭍 사람들에게 닿은 것이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수상한 상장 모습.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수상한 오체투지 환경상의 풀뿌리관경활동지원기금 부분 상장.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은 사단법인 세상과함께가 수여하는 환경상이다. 2003년 새만금 갯벌에 깃들어 사는 저서생물을 지키기 위해 삼보일배를 했던 사람들, 2008년 4대강 사업을 막아내려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걸었던 사람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20년 제정됐다.

그리고 서녹사는 그간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풀뿌리환경활동지원기금' 부문 수상단체로 선정됐다. 서귀포의 녹지공간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냈던 그간 활동의 가치가 수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동안 토론회만 2회, 공식 기자회견은 4회, 이외에도 수시로 제주도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활동을 지속해왔습니다. 다만, 회원들 모두가 각자의 생업이 있기 때문에 늘 함께하긴 어려워요. 각자 시간이 될 때 뭉치고, 그게 아니더라도 늘 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중앙로터리 인근에서 시민에게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중인 서신심 씨.

서녹사는 서 씨와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서귀포시 중앙로터리에서 서명운동을 개최하고 있다. 총 2000명 주민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최근 부쩍 쌀쌀해진 저녁 날씨 탓에 유동인구가 줄어 어려움이 있지만, 올해 말까지 주민 서명을 받아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에 한번 더 탄원서를 내려 한다고.

“제주도가 시행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멸종위기종 생물 조사가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맹꽁이가 주변 하천에 서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환경부에 진정서를 보낼 방침이에요. 누군가는 그래요. 왜 사서 고생 하냐고. 그러면 저는 답하죠.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니냐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심의 녹지공간을 시민으로부터 빼앗는 난개발 사업입니다. 그래서 서녹사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예정지를 녹지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요.”

한편, 서녹사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래 세 가지 주장을 강조한 바 있다.

도로가 생기면 서귀포학생문화원 앞 잔디광장과 소나무숲이 사라진다. 이곳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민들이 휴식하는 공간이다. 시민의 공간을 빼앗지 마라!

도시우회도로가 생기면 교차로가 늘어 지금보다 도심지역 교통이 더 복잡해질 거라는 용역결과가 나왔다. 그런데도 사업을 강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없어도 사업예정지 위아래의 중산간동로와 일주동로를 이용하면 충분하다. 중앙로터리의 횡단보도구조와 신호체계나 개선하라!

시민의 목소리는 너무나 미약하다. 행정에게, 정치인에게 무시당하기 일쑤다.

이를 알지만 시민들이 계속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뭍에 닿은 서녹사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뜻을 함께 하고 싶다면 서신심 씨(010-3433-9853)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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