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2:01 (화)
"곶자왈·람사르습지 협약 파괴 우려"... 주민들, 제주자연체험파크 반대 목소리
"곶자왈·람사르습지 협약 파괴 우려"... 주민들, 제주자연체험파크 반대 목소리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1.08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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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1리 주민들,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철회 위한 목소리
"곶자왈과 람사르습지 국제협약 파괴하는 행위, 중단해야"
11월 8일 선흘1리 주민들이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선흘 및 동복리 동백동산과 불과 200m 떨어진 위치에서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이에 지역 주민들이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선흘1리 주민들이다.

선흘1리 주민들은 11월 8일 월요일 오전 11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안에 위치한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곶자왈에 계획된 제주자연체험파크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에 의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아닌,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곶자왈 공동목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지난 2018년 10월 제주는 전남 순천, 경남 창녕, 강원 인제 지역과 함께 람사르협약에 따른 ‘람사르습지 도시’로 채택된 바 있다. 그러면서 제주시는 습지보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여기서 람사르협약이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국제 협약을 뜻한다. 그리고 선흘1리 주민들이 마을사업을 통해 보전하고 있는 동백동산에도 습지가 다수 분포한다.

동백동산은 선흘리, 동복리 등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곶자왈 지역을 뜻한다. 해당 곶자왈 지역에는 부분적으로 용암동굴, 용암언덕, 용암습지 등의 지형이 형성되어 있으며, 암반으로 이뤄진 습지가 여러 곳에 만들어져 세계지질공원의 대표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동백동산의 가치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산림청 지정 연구시험림으로 지정되어 관리, 보전되고 있다.

약 1만년 전 형성된 용암대지 위에 뿌리내린 숲, ‘동백동산’. 그런데 이곳의 생태계가 파괴 위기에 놓였다. 약 200미터 인접한 곳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8일 기자회견을 개최한 선흘1리 주민들은 “제주자연체험파크는 곶자왈 생태계 훼손은 물론, 서서히 동백동산의 생태계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며 난개발의 위험성을 예고했다.

특히 주민들은 선흘 곶자왈이 난대성 상록수림으로 습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시대에서 습지는 탄소중립 효과를 높이는 탁월한 수단이 된다. 그런 습지가 다수 분포한 동백동산, 곶자왈을 파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또 주민들은 이곳의 곶자왈이 파괴될 경우, 생태계가 협소해져 생물다양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물장군, 애기뿔소똥구리, 팔색조, 긴꼬리딱새, 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 동식물 16종을 포함해 약 1500여종 생물의 서식처가 파괴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를 들며 선흘1리 주민들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아래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전하고 있다.

1. 제주도는 제주자연체험파크 개발 사업을 폐기하고, 주민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라

2. 지난해 10월, “제주의 자연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고, 청정과 공존은 헌법적 가치”라며 “난개발에 대한 종지부를 찍겠다”라고 한 원희룡 지사의 송악선언을 실천하라

3.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승인은 2018년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받은 국제협약의 의미를 파괴하는 행동이므로 즉각 철회하라.

4.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이 사업을 반드시 불허하고, 제주도의 자산인 곶자왈을 지켜라.

한편,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산1번지 일원(74만4480㎡)에 숲 속 단독 숙박시설(1만4926㎡)과 컨퍼런스홀, 전망레스토랑, 명상원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 시행자는 '주식회사 도우리'로, 990억원 규모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당초 사업은 맹수를 관람하는 동물원(사파리) 시설로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은 자연체험파크로 변경됐고, 최근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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