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배상이냐 보상이냐·9000만원 상한 재검토 필요”
“희생자 배상이냐 보상이냐·9000만원 상한 재검토 필요”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11.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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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4.3특별법 개정안 공청회서 지정 토론자들 지적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가 5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가 5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열렸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4.3희생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및 금액 등을 정한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 일부개정안(국회 오영훈 의원 대표발의)을 두고 공청회가 5일 열렸다.

이날 4.3평화교육센에서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는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들은 4.3특별법 개정안에 명시된 '보상금'이라는 표현과 최대 상한선 9000만원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대체로 보상보다는 '배상'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의견이 나왔고 9000만원 상한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음은 지정 토론자별 발표 요약. (발표순)

문성윤 “배상이 적절…혼인신고특례 획기적”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문성윤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문성윤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문성윤 변호사

배상과 보상은 법률적으로 다르다.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라면 배상 책임이다. 현재 보상이라는 용어를 내세워 전체 금액을 포함한 명칭으로 가는 것이 아쉽다. 배상이라는 명칭이 적절하다. 보상금 최대 상한선인 9000만원도 수긍하기 어렵다. 최근 판례 등을 감안해도 다소 아쉬운 금액이다.

보상금 지급을 위한 '결정문 송달' 부분에 있어서 민사소송법을 준용한다는데, 민사소송법상 송달은 법원이 주체다. 유족 중 재일교포가 많기 때문에 그 실질 주소를 파악하고 송달하기 어려울 것이다. 송달 요건을 구체적으로 손댈 필요가 있다. 보상금 지급 절차는 4.3위원회가 심의의결(보상결정) 하고 결정문을 송달하면 유족이 다시 지급청구를 한 뒤 지급하게 하고 있다. 지급을 결정하면 바로 주면 되지 다시 청구할 필요가 있는가.

관할 법원 문제도 있다. 보상금 지급결정에 불만이 있으면 소송을 제기할 여지가 있는데 이 때 서울행정법원으로 가야한다. 제주지방법원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3특별법 일부개정안이 형사보상특례와 혼인신고특례를 담고 있다. 획기적이다. 호적 등의 문제로 혼인신고특례가 없다면 보상금 지급만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이 같은 특례가 삭제되지 않아야 한다

허상수 “대승적 사안 오랜 상처·분란 끝내야”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허상수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

국회 오영훈 의원이 발의하고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은 민간인 학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보상한다는 획기적인 법안이다. 과거의 불의로부터 정의의 시대로 전환하고, 새로운 화해의 시대로 넘어가고, 냉전의 비극을 마무리해 탈냉전으로 가는 시대를 선언하는 것이다.

유족회와 여러 사람들이 합의하고 이야기한 것처럼 대승적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7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의 상처와 분란을 끝내야 한다.

이 법은 인권침해를 가한 책임 당사자가 죽은 사람은 살릴 순 없지만 어떻게 하든 성의표시를 하겠다는 것이다. 유족과 도민이,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사과를 수용하고 보상에 대해 동의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나는 여기 이 법안을 준비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어서 여러 사람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그 뜻을 존중해서 어떤 식으로든 수용 여부를 말씀해줘야 할 것이다.

20여년만에 막연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서 보상법으로 대전환하는 것이다. 과거 희생자, 피해자, 유족이라는 신분에서 진실규명의 주체, 명예회복 당사자, 피해 회복 청구권자로서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이상희 “국가 책임 명확히·보상 표현은 불가피”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이상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이상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이상희 변호사

국가 책임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4.3의 성격에 대하 헌법재판소나 4.3진상조사보고서에도 공권력의 중대한 인권침해로 다수의 피해자와 사망자, 부상자 그리고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국가가 불법 행위의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에 기본적인 배상책임의 성격이 있고 피해 권리 구제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지만, 침해된 인간의 가치를 사후에라도 회복하는 것이다. 가해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고 재발방지를 위한 공적인 징표로서의 의미도 있다.

유엔은 보편적인 인권 실현의 방식으로 법원을 통한 재판이 아니라 정부의 자발적인 배상을 권고한다. 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소멸시효도 있다. 정부의 자발적인 배상이 실효성이 있다. 같은 유형의 피해자가 일관되고 동등하게 처우돼야 한다. 적절하고 신속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에 금전 지급에서의 용어를 보상금이라고 했는데 용어 적절성은 논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국가 책임의 성격에서도 공권력의 중대한 인권침해를 드러내기 위해 배상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헌법재판소는 보상이라는 용어가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만 아니라 적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도 포함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보상이라는 표현은 불가피 하다고 본다.

개정안 중에 문제도 있다. 보상금과 관련해 희생자로 한정하고 있다. 민법은 사망이나 상해사건의 경우 당사자만 아니라 가족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한국전쟁의 손배청구 원고들에 상속인과 형제자매도 들어간다. 이번 개정안은 보상 규정을 두지만 희생자와 형제자매가 배상 청구 시 막을 근거가 없다. 배상문제를 신속히 구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3년이라는 시효도 검토가 필요하다.

고호성 “당사자 동의 가장 중요·보상 수준 높여야”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고호성 제주대학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고호성 제주대학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고호성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가배상은 일단 두 가지다 공무원이 불법적 행위를 한데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것이 위법인지 아닌지 개별적을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당사자 화해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민사사건은 중간에 재판이든 소송 외이든 화해하면 되는게 있다. 당사자가 '이정도 받고 해결하자'는 방식이다. 그 방식 위에서 이것(4.3특별법 일부개정안에서의 보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동의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배상 방식으로 가야한다. 당사자들이 수긍할만한 '안'이라야 한다. 보상수준도 그렇다.

보상과 배상의 개념에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기준이 달라진다. 배상은 완전 배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보상은 위법한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액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배상과 보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배상이면 국가가 위법성을 자인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 법은 배상법이다. 보상 수준은 최대 9000만원인데 함부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좀 더 높여줬으면 한다.

보상을 신청한다는 것은 화해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것을 안 받겠다고 하면 국가배상을 따로 청구해야 한다. 국가배상청구권은 시효가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검토도 바란다.

김창범 “보상 이유 밝히고 후유장애인·수형인 균등지급”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김창범 제주4.3유족회 상임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5일 열린 ‘정의로운4.3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 법안 설명 및 의견수렴을 위한 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공청회’에서 김창범 제주4.3유족회 상임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제주의소리 갈무리]

▲김창범 제주4.3유족회 상임부회장

보상금의 정의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는데 과거사 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보상금의 정의라고 본다. 손해 전보. 국가가 4.3 당시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준 것이냐, 피해를 준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손해는 보상금을 계산하는 요소일 뿐이다. 법에 국가가 보상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4.3희생자에게 국가가 그 피해를 전보하기 위함'이라든지 '피해회복 등을 위해'라는 문구 부탁드린다.

보상금 산출 과정도 문제가 있다. 4.3 당시 희생자 연령 분포를 보면 20대가 41%, 31대가 17%다. 이런 것까지 고려해서 1인당 평균 금액을 산출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부분이다.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규정된 2000만원이 적용됐다. 국가배상법은 2000년도에 만들어졌는데 그대로 적용됐다. 20년 전의 위자료를 지금에 적용해서 산출해야 했는가.

희생자 분류에 대한 차등지급에 있어서 우리는 균등지급을 주장했다. 사망자와 행방불명 희생자가 9000만원 균등인데 후유장애인과 수형인은 4.3위원회가 정한 금액(최대 9000만원 이내) 결정되는데, 이에 반대한다.

4.3특별법이 제정될 때 희생자 분류가 사망자, 행방불명인, 후유장애인 등 3개로 됐다. 2007년도 4.3특별법 개정 시 수형인이 추가됐다. 같은 수형인이라도 그 이전에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되면 이 법(개정안)에 의해 9000만원을 받고 2007년 이후에 수형인으로 결정된 사람은 9000만원 한도 내에서 4.3위원회가 결정한 금액을 받게 되는 불합리가 나타날 수 있다.

4.3 당시 재판은 적법하지 않은 절차를 거친 불법이다. 생존수형인과 행불수형인 모두 적법하지 않은 재판을 거쳤는데 그 재판이 판결한 형량으로 구금일수를 받고 4.3위원회에서 9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금을 책정한다는 것은 의미가 맞지 않다. 이 보상금을 지급받으면 우리 스스로 불법 군사재판 불법 일반재판을 인정하는 것 밖에 안 된다. 후유장애인이든 수형인이든 균등하게 금액을 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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