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5:42 (목)
"제주 자원으로 배 불린 (주)한진칼, 노동자 생계 무시할 텐가"
"제주 자원으로 배 불린 (주)한진칼, 노동자 생계 무시할 텐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09.30 1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30, 제주칼호텔 노동자 및 29개 시민단체 연합 기자회견

제주 지하수, 항공 사업 통해 자본 축적한 (주)한진칼... "제주칼 매각 절차 진행 중"
제주칼 노동자들, 일방적인 매각 행위 규탄... "노동자 고용 유지 약속하라" 촉구
제주KAL호텔 매각 반대 및 노동자에 대한 고용 유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9월 30일 목요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렸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KAL(이하 한진칼)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며 제주KAL호텔(이하 제주칼)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제주칼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따른 생계 위협에 시달리는 중이다.

9월 30일 오전 11시, 제주칼 소속 노동자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곶자왈사람들 등 29개 단체 연대는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칼 측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는 한진칼의 매각 결정이 “제주도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정한다. 그동안 한진칼이 제주의 자원으로 부를 축적했는데, 그러한 은혜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진칼은 제주에서 호텔 사업을 비롯해 △지하수를 이용한 생수(한진 제주퓨어워터) 사업 △ 항공(대한항공, 진에어) 사업 △오피스빌딩 임대사업(정석기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칼이 그동안 제주의 공적 자산인 지하수, 자연환경, 이동권(항공) 등을 이용해 부를 축적했다면, 그만큼의 책임감으로 ‘윤리 경영’을 해야 할 테다. 하지만 제주칼 노동자 측에 따르면, 사측은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매각을 결정했다. 노동자들에 대한 배려 없이 호텔 매각을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진KAL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기업개요 현황 자료 갈무리.

노동자 측은 호텔 매각 결정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음을 강조한다. 지난 9월 8일 제주칼 노조가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하기 전까진, 단 한 차례도 사측에서 노조 측 의견을 경청하려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또 노조 측은 사측으로부터 “전원 고용보장은 어렵고,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받았다 밝히고 있다.

노조는 호텔 매각이 완료되면, 제주칼 노동자 300여명 중 80%가 일자리를 잃게 될 거로 본다. 20%만이 서귀포칼호텔 등으로 근무지를 옮겨 고용 유지가 이뤄지고, 나머지는 일시에 실직자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노조 측은 왜 이렇게 미래를 어둡게만 보는 걸까? 제주칼을 매입하는 회사 측에서 이들을 전원 고용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노조 측은 스스로 고용유지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를 이같이 밝힌다.

우선 제주칼 매입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은 (주)스타로드자산운용(이하 ‘스타로드’)으로, 자본금 15억원, 2019년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문제는 해당 회사가 호텔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타로드는 부동산자산운용업을 주 사업으로 한다. 부동산 매입, 운용, 매각 등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이에 제주칼 노동자들은 스타로드에 제주칼이 매각된다면, 더 이상 자신들의 고용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제주칼 부지가 더 이상 호텔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실제 스타로드 홈페이지에 나온 프로젝트를 살피면, 매입한 부동산을 호텔로 운용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주상복합시설 형태의 건물로 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 측이 제주칼 호텔 매각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있을까?

이에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칼호텔지부 서승환 지부장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목소리를 내는 까닭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기업의 횡포를 규탄하기 위함”이란다.

그러면서 서 지부장은 “제주칼 노동자들에 대한 전원 고용유지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제주>가 30일 스타로드 측에 문의한 결과 스타로드의 제주칼 매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현재 진행 중이다.

 

(아래는 30일 기자회견에 참가한 29개 단체)

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주권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진보당제주도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제주주민자치연대/정의당제주도당/서귀포여성회/제주녹색당/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평등노동자회제주위원회/제주평화인권센터/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사회변혁노동자당제주도당/제주통일청년회/서귀포시민연대/제주여성인권연대/노동안전과현장실습정상화를위한제주네트워크/노동안전과현장실습정상화를위한제주네트워크/곶자왈사람들/제주여민회/제주여성회/노동열사김동도추모사업회/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제주대안연구공동체/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서비스연맹제주관광서비스노조제주칼호텔지부/민주노총제주본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