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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 대회 때는 메달 진입 가능할 겁니다”
“2024년 파리 대회 때는 메달 진입 가능할 겁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09.2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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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패럴림픽] ①휠체어농구 황우성

우여곡절을 겪으며 열린 패럴림픽.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해 대회는 4년이 아닌, 5년을 기다려야 했다. 1년을 더 기다리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선수들은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6일까지 20일간 치러진 열전을 아직도 몸에서, 마음에서 기억한다. <미디어제주>는 ‘나와 패럴림픽’을 주제로 올해 패럴림픽에 참가한 제주 출신 선수들의 도전기를 싣는다. [편집자 주]

 

국립재활원에서 대표 선발전을 보며 도전을 꿈꿔

2013년 이후 국가대표로 활약…첫 패럴림픽 무대

집에 있는 장애인들도 자신에 맞는 종목 찾아보길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휠체어농구는 ‘장애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그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선수들은 휠체어를 자신의 몸처럼 다루며, 비장애인 농구 이상의 솜씨를 자아낸다. 휠체어와 한 몸이 된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뚫고, 힘을 불어넣은 농구공은 바스켓을 향한다.

휠체어농구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포지션은 가드이다. 제주장애인농구협회 소속인 황우성이 가드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올해 패럴림픽에서도 순도 높은 공격을 지휘했다. 휠체어농구가 ‘장애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지만, 그에겐 선수들이 평생 서보고 싶은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올랐다는 자체가 감격이다.

우리 나이로 올해 마흔이 된 휠체어농구 선수 황우성(제주장애인농구협회)은 1998년 교통사고로 흉추 손상을 당한다. 나이 열일곱의 젊은 청년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이었다. 하반신 마비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국립재활원 입원을 하다가 휠체어농구를 마주했다.

황우성 선수가 바스켓을 겨냥하고 농구공을 쏠 자세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황우성 선수가 바스켓을 겨냥하고 농구공을 쏠 자세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국립재활원에 입원을 해 있을 때였죠.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선발전이 거기서 열렸는데, 구경을 하게 됐어요. 그 경기를 보며 휠체어농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를 농구 코트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어쩌면 그에겐 ‘스포츠의 피’가 흘렀는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태권도를 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육상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했어요. 휠체어농구는 몸싸움도 벌이고, 박진감이 넘쳤어요. 룰도 비장애인 농구와 큰 차이가 없거든요.”

그렇게 시작한 농구는 벌써 그에게 숫자 ‘20년’을 선물했고, 우리 나이로 불혹임에도 코트에서 그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비장애인 농구 선수들은 은퇴를 할 나이이지만, 그에겐 휠체어농구는 여전히 그의 몸에 있다.

황우성 선수가 휠체어농구 국가대표로 활동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이다. 국가대표가 된 다음해에 열린 인천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그쳤지만 같은해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는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4년 뒤에 열린 2018년아시아경기대회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대회는 ‘제주휠체어농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전을 하는데, 늘 우승은 따라 다닌다. 그럼에도 해보지 못한 일은 패럴림픽 무대에 서는 일이었다. 그 꿈도 올해 이뤘다. 그 꿈은 지난 2018년 태국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에서 2위라는 성적을 일구며 해낼 수 있었다. 그 예선전으로 우리나라 휠체어농구는 사상 첫 패럴림픽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패럴림픽 무대는 그에겐 희망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올림픽은 모든 종목이 모이는 세계적인 축제잖아요. 처음 출전이어서 색다를 줄 알았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됐는데, 그게 아쉬웠어요. 올해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팀과도 비등비등한 경기를 벌였어요. 외국팀을 너무 오랜만에 상대를 해서인지 긴장을 많이 했어요. 중요 포인트를 딸 싸움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요.”

황우성 선수는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도쿄 대회를 뒤로 하고 2024년 파리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꿈꾼다. 미디어제주
황우성 선수는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도쿄 대회를 뒤로 하고 2024년 파리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꿈꾼다. 미디어제주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 더 잘하고 싶었지만 메달은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가 출전할 국제대회는 계속 기다리고 있다. 당장 내년엔 아시아경기대회와 세계선수권이 있다. 또 있다. 2024년 파리패럴림픽이다.

“외국과 스포츠 교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 부족했어요. 2024년 파리 대회 때는 메달 진입도 가능하리라 봐요.”

파리 대회 대는 우리 나이로 마흔셋이다. 에펠탑이 빛나는 그곳에서, 목에 걸 메달을 상상한다. 그는 재활을 하며 운동을 접했다. 집에 있는 장애인을 향해서도 밖으로 나오라고 그는 말한다. 황우성 자신이 그랬듯, 그처럼 흥미 있는 장애인 스포츠 종목을 찾아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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