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원희룡 지사, 마음은 콩밭에… 도정 매진할 수 있나?”
“원희룡 지사, 마음은 콩밭에… 도정 매진할 수 있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7.14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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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 도정 공백 우려‧공무원 기강 해이 등 질타
도-의회 상설 정책협의회 정례화, 지사직 유지 경선 참여 등 제안도
14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 회의에서는 최근 원희룡 지사의 사퇴설과 맞물려 해이해진 공직기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 왼쪽부터 안창남, 김희현, 현길호, 양영식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14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 회의에서는 최근 원희룡 지사의 사퇴설과 맞물려 해이해진 공직기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 왼쪽부터 안창남, 김희현, 현길호, 양영식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연일 두 자릿수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원희룡 지사의 사퇴 시기가 미뤄진 것과 관련, 제주도의회에서도 도정 공백 우려와 공직자들의 근무 기강이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14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안창남 의원(무소속,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최근 음주운전이 적발된 공무원과 유흥주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공무원 사례를 도마에 올렸다.

안 의원은 우선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 승진된 공무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을 몰랐을 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감사위원회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철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정국에 공무원이 룸싸롱에 가서 술을 마시다가 확진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도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 도민 눈높이에 맞게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허법률 도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공무원들의 일탈로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안별로 엄정한 절차에 따라 결과가 나오면 적절하게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난 12월 원희룡 지사가 주간정책조정회의에서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과 함께 강력한 공직 기강 쇄신방안을 만들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공직 기강을 잡기 위한 대책을 만들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도정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도의회와 집행부간 상설 정책협의회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을)은 제주 제2공항과 4.3 배‧보상 문제, 강정 해군기지 등 당면한 제주의 주요 현안을 들어 “제주가 인구 대비 갈등 현안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면서 “배‧보상 후속조치도 중대한 사항인데 도정 공백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상설 정책협의회를 갖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허 실장은 “아직은 원 지사가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의회와도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만큼 상설 정책협의회 규정도 있지만 협의회를 정례화하기 위한 의견을 의회에서 제시해준다면 호응해서 같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원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후보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은 “엄중한 시국에 지사의 사퇴에 대한 여론 때문에 도민사회가 혼란스러운 데다 공직사회의 기강 해이 문제도 나오는 것 같다”면서 “원 지사가 직접 ‘사퇴는 없다’는 등 얘기라도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허 실장은 “12일 회의 때도 공직 기강과 관련해서 엄중한 말씀이 있었다”면서 “오늘 회의에서 나온 의원들의 얘기는 지사님께도 상황을 전달하고 여러 가지 건의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어 “(지사가 사퇴를 하지 않는 이유가) 컷오프 때문이란느 얘기도 있는데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간다고 해서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꺼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 갑)은 “원 지사의 입장도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라면서도 “기회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본인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기회일 텐데 지금 상황에서도 도정에 매진할 수 있겠느냐.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허 실장이 이에 대해 “정상적으로 멉무를 수행하고 있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계속 보고도 받고 있다”고 답했지만 양 의원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려면 8월까지도 힘들거 같다”면서 “당장 경선이 눈앞인데 여기에 매진할 수 있겠느냐. 순간 순간이 조선시대 500년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고 하는 분 아니냐”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허 실장이 “도민 안전과 제주 현안을 해결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여러차례 말씀하셨다”고 원 지사의 얘기를 전하자 양 의원은 곧바로 “그렇다면 내년 6월까지 임기를 채우면서 도민만 바라보면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허 실장은 “잘 정리해서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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