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8:22 (목)
"통합 추진, 다른 역할 인정하자"
"통합 추진, 다른 역할 인정하자"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10.23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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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대, 통합관련 학생들과의 토론회
'정보 공개' 둘러싸고 또 다시 '소통의 단절'

제주교육대학교는 23일 오전 10시 제주교대 미래창조관에서 학생들과의 대토론회를 마련했다.

22일 예정됐던 제주대-제주교대 통폐합 관련 공청회가 학생들과 동창회의 저지로 무산되면서 표출된 학교측과 학생들간의 소통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정기 제주교대 총장과 김민호 통합실무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종우 학생처장 등 15명의 교수와 제주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교대 학생 40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소통의 장'이란 명목하에 4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또 다시 소통의 난맥을 드러냈다.

학생들은 계속해서 통합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원론적인 질문과 투명한 통합추진을 위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학교측은 추진 중인 미확정 정보까지 전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협상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학교측을 믿고 지켜봐 줄 것을 강조했다. 

# 학생 "통합 추진 관련 자료 학생들에게도 공개하라"

양준혁씨는 "학교측은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제주대와의 1차 협상안만을 공개했지 이외 다른 정보는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다"면서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조차 실행하지 않는 학교측과의 자료의 불균형 속에 어떻게 진정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느냐"며 일체의 모든 자료를 학생측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음악교육과 여학생도 "제주대와 통합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원론적인 질문부터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을 개인적으로도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그만큼 학생들에게 통합과 관련해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민씨는 "현재 학교측에서는 구성원들간 합의 아래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6월 제주대학교와 MOU를 체결할 당시만 하더라도 학생들은 통합반대 투쟁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무슨 학생들의 통합 동의가 있었느냐"고 항의했다.

# 김민호 위원장 "학생, 교육행정 역할이 다름을 인정하라"
 
이에 대해 김민호 통합실무추진위원회 위원장은 "협상을 투명하겠다는 것, 민주적 절차를 거치겠다는 원칙은 제주대와 제주교대 양대학 추진협의회에서 합의한 내용이며 학생들에게도 얘기를 한 사항"이라며 "그러나 공개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분명히 제주대학교와 합의된 내용에 대해 공개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합의한 내용은 모두 공개하고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통합논의는 학교의 교수회의를 거쳐 제주대와의 협상, 교육부의 내부검토 순의 절차로 진행되고 있는데 교육부 관계자들과 협의를 하는 사항은 실무자들과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장.차관 혹은 교육부 선에서 성사되지 않을 수 있는 사항들을 미리 공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양준혁씨는 "그렇다면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자료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며 재차 정보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김민호 위원장은 다시 "학생도 학교 구성원이지만 교육자와 학생, 교육행정을 하는 사람과 학생들은 서로 역할이 다를 수 있다"며 "역할을 다름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학생들의 현재의 정보공개 요구는 무리한 요구라고 본다"고 교수들을 믿고 협상안이 도출될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을 요구해다.

# "통합찬반과 협상안 문제는 별개...학교 실익 위해 판단해야"

김종훈 교수도 "사실 나역시 통폐합 반대한 입장이지만 지금은 합의안 작성을 하고 있는 당사자"리며 "합의안 작성과 통합찬반은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수는 둘째 치고 학생들의 취업문제가 어떻게 하면 해결되고 좋은 여건에서 교육을 받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질 높은 교육을 시킬 것인가 하는 취지아래 협상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협의안을 만들고 교육부의 최종안을 보고 교수들도 동의하지 않으면 구성원 투표로 부결시킬 수 있는 문제"라면서 학생들의 공청회 등을 저지하는 행위나 학교측을 불신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경선 교수도 "통하의 명분이 무엇이냐 얘기를 하는데 사실 교수들의 의견도 어떨지 모르는데 중요한 정보를 교수들만 알고 있는 듯한 학생들의 말과 불신의 장벽이 있다는 것에 실망한다"며 "교수들은 지난 10년간 교육부가 일부 예산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저지하는 선에서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회의 구성원들도 통합에 대한 의견은 찬.반이  49%, 51%일 정도로 의견이 분분하다"며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근 6년간 교육부가 교사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제주교대에는 육지부와 굉장히 차별지원을 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제주지역의 상대적으로 지원을 못 받고 있는데 지금 수준보다 지원을 더 못받게 되면 제주교대 초등교육의 특성화 명분이 없기 때문에 교수들은 학생들을 위해 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학생들과 학교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제주교대가 어떻게 구성원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교육부가 공고한 최종 통합안 제출시기를 맞출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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