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제주문예재단 공무원 파견 요청, '아트플랫폼 추진 위함일까'
제주문예재단 공무원 파견 요청, '아트플랫폼 추진 위함일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06.29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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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이사장,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공무원 파견 요청 중'
재단 내부 소통 없이 도에 요청한 사실 알려져, 노조 반발
"문예재단 자율성 독립성 훼손 우려"... 1인 시위 진행 중
29일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재단 노조 모습.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1년 가까이 공석인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이 파견될 조짐이 점쳐지며, 재단 노조가 1인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발단은 이승택 이사장이 제주도에 공무원 파견을 요청한 사실에 있다. 제주도가 이를 받아들여 재단에 공무원을 파견할 경우, 해당 공무원은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앉게 된다.

이는 현재 재단이 추진 중인 '아트플랫폼 조성사업'과도 연관지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논란 중인 사업을 수월하게 마무리하려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석인 경영기획실장 자리는 지난 2018년 아트플랫폼 조성사업(당시 '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실무를 맡았던 책임자(경영기획본부장)의 역할과 동일한 위치다. 이승택 이사장 취임 후 조직개편이 이뤄지며 경영기획본부장이라는 이름이 경영기획실장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또 원희룡 도정 아래 제주도는 해당 사업에 늘 찬성인 입장이었다. 건물 및 토지가 100억, 계약금 2원, 계약해지 위약금 20억원 등 비상식적인 부동산 계약 체결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제주도는 관리감독의 책임에서 벗어나 뒷짐지고 바라보는 모습이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해당 사업 전반을 감사원에 감사 의뢰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상임위 의원들은 모두 감사원 의뢰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최종 결정은 오는 30일 시작될 본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주지부 제주문화예술재단지회(이하 ‘재단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재단 건물 입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재단 노조는 28일과 29일 각각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승택 이사장이 재단 내부와 벽을 쌓은 채 일방적으로 공무원 파견 요청을 했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본지 기자가 재단에 문의한 결과, 이승택 이사장은 제주도에 공무원 파견 요청을 한 상태다. 이에 재단 노조는 이승택 이사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재단 경영 전반의 컨트롤타워, '경영기획실장' 자리에 '공무원 파견'은 불합리한 인사라는 주장이다.

공무원의 경우 인사가 단행될 때마다 부서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렇기에 문화 등 특정 분야 만큼은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부서 간 이동을 자제하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재단 노조는 이승택 이사장을 향해 “공무원 파견 요청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기획실장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것은 이승택 이사장의 무책임한 태도의 결과일 뿐. 제주도에 공무원 파견요청을 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재단 노조는 “자신(이승택 이사장)의 리더십 부재와 자립 경영의지 박약에서 빚어진 경영부실을 제주도와의 모종의 거래로 덮어버리려는 파렴치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건물 전명. '이승택 이사장은 공무원 파견 요청을 당장 철회하라'는 문구가 창문에 붙어 있다.

공무원 파견요청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재단 관계자 A씨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증언으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A씨는 ‘몇몇 소수 임직원의 경우, 사전에 (공무원 파견 요청 사실을) 알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저를 포함해 대부분 직원들은 전혀 몰랐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해서 회의나 이사회가 열린 적은 없었을까 물으니 그는 “제가 알기로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한편, 관련해서 본지 기자는 이승택 이사장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현재 재단 노조는 “지금이라도 공무원 파견 요청의 진정한 사유가 본인의 소통 부재, 능력 부재로 인한 경영부실임을 인정하고, 요청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단 내부 소통을 통해 경영기획실장 공백에 대한 해결 대책을 세우라”는 주장이다.

이승택 이사장의 경영기획실장 자리를 위한 공무원 파견 요청이 그대로 받야들여 질 것인지, 받아들여 진다면 어떤 인사가 단행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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