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관계자 “최종 검토과정에서 수정 의견 나와 바꾼 것”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을 앞두고 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나섰다.
좌남수 의장은 15일 오후 열린 제396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설계가 필요하다면 도민에게 먼저 보고하고 도민과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부분을 강조했다.
“지방자치 성패가 주민 참여에 달려있고, 제주의 역할이 우리나라의 지방분권 모델을 정립하는 것이라면 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함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원희룡 지사에게 “대권 도전에 앞서 지사께서 사퇴하는 마지막 날까지 지사님의 정책 결정은 도민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특별자치 제도 개선의 동력을 얻고 법적 지위를 전국에 알리는 차원이라고 한다면 도지사의 사퇴를 우려하는 지금이 아니라 도지사 재임 기간 내내 역점을 둬야 한다”면서 “중앙부처, 국회, 언론과의 공감대가 중요하나 도민보다 앞설 순 없다”고 지적했다.
좌 의장은 이어 “도민들께서는 특별자치도 추진 15년이지만 누구를 위한 특별자치도인지 묻고 있다”면서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설계가 필요하다면 도민에게 먼저 보고하고 도민과 함께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려고 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좌 의장은 애초 이같은 발언을 하게 된 이유였던 제주도의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행사의 문제를 지적한 개회사 내용을 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도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된 개회사 중 일부 내용을 빼고 개회사를 읽는 바람에 앞뒤 맥락이 이어지지 않는 개회사 내용이 돼버린 것이었다.
당초 배포된 개회사에는 “도민 없는 특별자치도도, 도민 없는 특별자치도지사도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행사도 아닌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행사를 도민없는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도민들께선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좌 의장은 개회사의 이 부분을 읽지 않았고,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개회사 원고도 본회의 중간에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도의회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개회사 원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홈페이지에 게시된 원고가 뒤늦게 바뀐 이유는 담당 부서 직원들이 대부분 의사당에 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결국 최종 검토도 거치지 않은 원고가 도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됐다는 얘기여서 도의회의 허술한 시스템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돼버렸다.
더 나아가 도의회가 도정을 견제하고 비판해야 할 역할을 포기한 채 도정을 감싸주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제주도는 오는 7월 2일 서울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행사는 물론 이와 연계된 세미나와 토론회까지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아직 장소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뒤 세미나·토론회 등은 광화문 광장 인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으나, 도 관계자들은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관련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