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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해군기지 입지 선정‧건설 과정 제주도가 불공정 개입”
원희룡 “해군기지 입지 선정‧건설 과정 제주도가 불공정 개입”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5.31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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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강정마을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에서 도정의 과오 인정 사과 입장 표명
좌남수 의장도 절대보전지역 변경 동의안‧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 사과
원희룡 지사가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터미널에서 열린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에서 해군기지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제주도정이 불공정하게 개입했던 과오를 인정, 사과 입장을 표명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3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터미널에서 열린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에서 해군기지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제주도정이 불공정하게 개입했던 과오를 인정, 사과 입장을 표명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으로 인한 지난날의 과오를 사과하고 강정마을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31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강정 크루즈터미널에서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위한 ‘제주도-도의회-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번 선언식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에 대한 반성과 상생 화합 선언을 통해 강정마을의 완전한 갈등 해결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희룡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민군복합항 입지 선정과 건설과정에서 제주도정이 불공정하게 개입한 부분과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한 데 대해 제주도의 잘못을 인정하고 주민들 앞에 머리를 숙였다.

향후 강정마을과의 상생협력 협약 체결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입지 선정과 건설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주도정이 불공정하게 개입했고, 주민의견 수렴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한 일”이라며 도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정의 지난 과오를 이해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용단을 내려주신 마을 주민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강정마을이 예전처럼 화목하고 풍요로운 마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늘 강정마을과 도의회, 제주도정이 함께하는 상생선언은 갈등 해소의 끝이 아니라 완전한 해결을 위한 시작”이라며 “마을회와 상생협약을 맺어 마을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보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좌남수 의장도 도의회 본회의에서 절대보전지역 변경 동의안과 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내용 동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 사과했다.

좌 의장은 “지난 2009년 12월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사업 관련 동의안이 처리됐기 때문에 이와 연계된 여러 사안에 대해 도의회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도의회 의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정마을 주민들께서는 그동안 쌓인 아픔과 한을 내려놓고 용서로서 희망찬 미래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고 계신다”며 “오늘 도와 도의회, 강정마을이 하나 된 ‘상생화합 공동선언식’을 계기로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은 막을 내리고 새로운 화해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서로 등을 돌리며 사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함께 살아가야 할 주민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선언식이 서로의 아픔을 씻고 다시 평화로운 강정마을로 회복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강정마을회 강희봉 회장은 이같은 원 지사와 좌 의장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공동체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줄 것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더 없이 평화로웠던 강정마을에 2007년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해군기지 건설이 추진되면서 강정마을 공동체는 분열됐다”며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했던 많은 주민들은 범법자가 됐고, 이로 인한 고통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강정마을의 생존권을 위해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했던 아픈 역사는 지금을 사는 우리도 기억해야 되고, 다음 세대도 반드시 기억해야 될 것”이라며 “그러나 뿌리 깊게 내린 갈등과 반목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사과를 받고 용서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려고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 지사와 좌 의장에게 “용기 있는 결단과 강정 주민들의 명예 회복에 앞장서 주심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뒤 “강정마을이라는 이름 옆에 갈등이라는 단어가 다시는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정부와 제주도, 도의회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와 좌남수 의장이 강정마을 상생화합 퍼포먼스로 그려진 캘리그라피에 낙관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와 좌남수 의장이 강정마을 상생화합 퍼포먼스로 그려진 캘리그라피에 낙관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식전 행사로 아메리카 원주민과 영국 정착민들 사이의 갈등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줄거리 영상이 상영됐고 본 행사에서는 상생 화합 퍼포먼스로 샌드아트 스토리 및 어린이 합창,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및 낙관식, 강정마을-도의회-제주도 상생화합 선언, 참석 내빈 및 마을 주민 등 희망의 메시지 전달 등이 진행됐다.

식후 행사로 서남방파제 친수공간 조성사업으로 재탄생한 강정해오름노을길 현장 방문도 이뤄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선언식을 통해 행정과 강정마을간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공동체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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