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나와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나와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 오승익
  • 승인 2007.10.22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오승익 제주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장
오늘도 변함없이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접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언론매체를 통한 하루의 시작이 우리네 일상이 되어버린 것처럼 각종 사건, 사고 소식들은 언론매체의 단골메뉴가 되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고귀한 생명들이 각종 사건, 사고로 희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고는 예외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연일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연이은 경기침체로 인하여 세상살이가 각박해지고 그 속에서 우리들 또한 시간에 쫓기듯 분주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바삐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운전대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사소한 교통법규를 위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나 또한 그 중의 한 사람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대형사고는 중대한 법규 위반이나 과실로 인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단 1초, 1미터 조금 더 앞에 가려고 하는데서 안전거리 미확보, 끼어들기 등 사소한 법규위반이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다.

흔히들 교통사고를 말할 때 부주의, 과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너무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싶다. 물론 살인, 강도, 강간 등 고의성이 있는 범죄들이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음주운전, 난폭운전 등 교통사고를 야기하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는 틀림이 없다.

교통사고에는 예외가 없으며, 우리 모두가 교통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오늘의 가해자가 될 수도, 내일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네 조상들은 대대로 양보와 존경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이러한 미덕은 먼 옛날의 일이 되어버리고 더 이상 어떠한 걸림돌도 되지 않고 있다.

‘나이도 어린 놈이’ 라는 말은 ‘나이 먹은 게 자랑이냐’ 라는 대답으로 이어지고, 손가락질에서 시작된 말다툼은 주먹질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손가락질하고 있는 상대방 운전자가, 내가 지금 위협하고 있는 보행자가 어쩌면 어제의, 내일의 거울속에 비친 나와 내 소중한 가족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과연 누가 그런 자신에게 경적을 울리고 차량을 진행하면서 위협을 할 것이며, 과연 누가 손가락질을 하겠는가.

단 1초, 1미터를 양보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오승익 /  제주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장 >
#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