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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지역 주택조합 운영 부실…과대광고 2개 사업장 고발
제주시 지역 주택조합 운영 부실…과대광고 2개 사업장 고발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4.15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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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곳 자금 점검 결과 총 지출액 중 홍보 등 간접공사비만 40%
저렴한 공급 취지 무색·불명확한 자금 지출도 곳곳서 드러나
市 소명 미흡 시 수사의뢰·추가 모집 대행 수수료 위법성 검토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시 지역 내 무주택자들에게 저렴한 주택 공급을 위해 구성된 주택조합의 운영이 대부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택조합 사업장은 경찰에 고발조치까지 됐다.

15일 제주시에 따르면 관내 지역주택조합 9개 사업장 중 2개 사업장이 주택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고발됐다. 주택법이 정한 주택조합의 준수사항을 위반(과대광고)한 혐의다.

주택법은 조합주택의 공급 방식, 조합원의 자격 기준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누락하는 행위, 사업계획승인을 통해 확정될 수 있는 사항을 마치 사전에 확정된 것으로 오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추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주택 공급가격이 확정된 것으로 오해하게 하거나, 조합 사업의 중요한 사실을 은폐 또는 축소하는 행위도 법에 저촉된다.

제주시청사 전경. © 미디어제주
제주시청사 전경. © 미디어제주

제주시는 또 지난 1개월 동안 자금운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일부 조합에서 부실이 나타나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점검에서 지난 2월 모집신고가 수리된 도련일동지역주택조합을 제외한 8개 사업장(지역주택조합)의 총 운영 자금은 조합원 분담금(가입비) 622억원과 자체 대출 및 차입금 843억원 등 총 1465억원으로 확인됐다.

이 중 직접 공사비 820억원과 간접 공사비 544억원 등 1364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직접 공사비는 토지비, 건축설계비, 감리비, 공사비, 법적 공과금 등이고 간접 공사비는 업무대행비, 홍보비, 금융비용(이자), 조합운영비, 기타 경비 등이다. 홍보비 등 간접 공사비가 총 지출액의 40%에 달하는 등 과도하다는 것이다.

제주시 관내 9개 조합 중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도련지역주택조합(160세대) 1개에 불과하다. 3개 조합은 조합원 모집 단계(도련일동조합 제외)고 5개 조합은 조합이 설립된 상태다. 공사 중이 1개, 환경영향평가 완료가 1개, 사업계획승인 신청이 3개다.

제주시는 이번 점검을 통해 주택조합 업무대행사가 조합원 계약서에 명시된 업무대행비 외 조합원 모집 대행 수수료를 별도 책정, 대부분 비용을 조기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추후 부족한 사업비는 차입금으로 조달하게 돼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광고비와 홍보비 운영 등 많은 홍보비용 전액을 조합원들이 부담해야하는 사업비로 책정한데다 조합원 모집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조합원 모집을 하지 않고 있는 1개 조합을 제외한 7개 조합의 평균 홍보 관련 지출 비용은 21억9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적게는 10억6700만원에서 많게는 43억4800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에서는 용역비와 조합운영비 등의 형태로 불명확한 자금이 지출되는 등 관리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불명확한 자금 지출 자료를 제출한 조합에 대해 추후 소명의 기회를 주고 소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시 수사의뢰할 방침이다. 조합원 추가 모집 대행수수료 지출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조합원 모집을 대행하는 업무대행사의 수입금 자료를 세무당국과도 공유할 예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주택법이 지난해 일부 개정되면서 주택조합이 자금운용 계획과 자금 집행 실적 등을 매년 감독기관(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해 이번에 자금 실태를 점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고발한 2개 사업장은 정해진 절차를 이행한 상태가 아님에도 마치 절차 이행이 끝난 것처럼 과대광고 행위를 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주택조합 피해 상담센터'를 개설해 주택조합 사업이 끝날 때까지 명확한 자금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제주시 지역주택조합 현황.

▲애월지역주택조합(200세대) ▲화북지역주택조합(184세대) ▲삼화지역주택조합(148세대) ▲외도지역주택조합(216세대) ▲도련지역주택조합(160세대) ▲(가칭)아라동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220세대) ▲(가칭)아라지구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220세대) ▲(가칭)제주시광령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192세대) ▲(가칭)도련일동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12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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