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02:42 (토)
강풍에 비까지 쏟아지는 날씨에도 유족들 발길 이어져
강풍에 비까지 쏟아지는 날씨에도 유족들 발길 이어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4.03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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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공원 내 각명비, 행불인 묘역에도 유족들 찾아 참배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4.3위령제단 뒤로 무지개가 걸려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4.3위령제단 뒤로 무지개가 걸려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이른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도 4.3평화공원을 찾는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로 73회째를 맞는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추념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 우산도 쓰지 못해 비옷을 입은 채로 행방불명인 묘역 등을 찾은 유족들이 눈에 띄었다.

혼자 제수용품을 들고 평화공원을 찾은 현윤옥 할아버지(73)는 각명비 앞에서 절을 하고 일어선 뒤 “내가 태어나고 다섯 달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가 당시 구장(이장)이셨다는데 (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얼굴도 기억 못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혼자 오셨는지 묻자 현 할아버지는 5남매 중 막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코로나19에 비 날씨까지만 아니었어도 다른 가족들과 함께 왔을 텐데 오늘은 혼자 왔다”면서도 “이렇게 다녀갈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4.3 당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비석이 모셔진 행불인 묘소에서도 유족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강춘심 할머니(79)는 “할아버지, 아버지, 외삼촌이 모두 4.3 때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시신을 못 찾고 있다”며 “몇 해 전까지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돌아가셔서 이제 나 혼자 남았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혼자 4.3평화공원을 찾은 현윤옥 할아버지. ⓒ 미디어제주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혼자 4.3평화공원을 찾은 현윤옥 할아버지.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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