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양측 우려 해소, 국책사업 결정과정 프로세스 개선책 등 요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따른 갈등이 종식될 수 있도록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25일 오후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2공항 갈등 종식을 위한 조속 결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표결에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찬반토론이 있었지만, 투표 결과 재석 의원 41명 중 찬성 36명, 반대 5명으로 가결됐다.
반대 토론에 나선 이경용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은 지난 2012년 도의회가 ‘신공항 건설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후 이를 바탕으로 국토부가 2015년 11월 입지 선정을 발표한 점을 들어 “오늘 결의안은 도의회 자기 부정에 가까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의회 내부에서조차 정당간 협의나 논의가 없었다”면서 “갈등 종식을 위한 조속 결정 촉구 결의안은 어제 오후 5시까지 비밀이었고,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 결의안을 의회 전체 의견인 양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을)은 국민의힘 오영희 원내대표와 이틀 연속 논의했다는 점을 들어 “논의 절차를 진행한 적이 없다는 건 어디서 나온 거냐. 새빨간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도) 함께 하고자 여러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었고 제가 전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했는데, 국민의힘이 보도자료를 내 거짓말이라고 해서 김황국 의원과 강충룡 의원도 만났는데 거기서 결정을 안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도민 민의와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갈등을 키워 어떤 득실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그는 결의안 내용에 대해 “찬반이 있지만 민의를 모아 한 발씩 양보해서 조속히 갈등을 치유하자는 내용으로 진행한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주장은 제주사회를 찬반 갈등으로 몰아넣고자 하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김태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 갑)도 거들고 나섰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거론한 2012년 신공항 건설 촉구 결의안에 대해 “‘신공항 건설과 기존 공항 확장을 포함해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며 제2공항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너무 전‧현직 의장을 죽이지 마시라”며 “의장의 권위를 살려주는 것이 의회 권위를 살리는 것이고, 도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더욱 가치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뼈 있는 한 마디를 건넸다.
좌남수 의장도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건설을 국토부에 건의한 후 찬반 단체가 각각 결의안 채택을 요구해왔음에도 모두 거절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 뒤 “찬성 단체측에서 다시 ‘조속히 결정하라는 결의안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오늘 결의안을 낸 것”이라며 “정쟁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 제주도민들이 싸우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는 의지에서 갈등해소특위를 한 것이지 공항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채택된 결의안을 통해 도의회는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에 관한 결정이 찬성단체와 반대단체가 승복할 수 있는 ‘완결적이고 최종적인 조치’가 될 수 있도록 찬반 양측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제2공항 건설과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엄숙히 인지하고, 갈등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책사업 결정과정의 프로세스를 적극 개선하는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의회는 원희룡 지사에게 “도민사회 내 찬반 갈등을 해소해야 할 제1의 책임자임을 명확히 인지해 제주도민만을 위해 향후 제주의 갈등 봉합과 평화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