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06 (금)
소나무재선충병 잡느라…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훼손 심각
소나무재선충병 잡느라…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훼손 심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3.1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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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지대 방제작업로 주변 모니터링 결과 자생지 40여곳 훼손 확인
(사)곶자왈사람들, 곶자왈 지역 장비 허용 금지‧자생지 보전 대책 등 요구
소나무재선충병 작업을 위한 작업로 개설과 장비 운영 등으로 훼손된 지역 부근에 자생하고 있는 제주고사리삼의 모습. /사진=(사)곶자왈사람들
소나무재선충병 작업을 위한 작업로 개설과 장비 운영 등으로 훼손된 지역 부근에 자생하고 있는 제주고사리삼의 모습. /사진=(사)곶자왈사람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으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가 방제 작업을 위해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를 관통하면서 작업로를 만들어 장비 생겼고, 이 작업로를 통해 방제 장비가 가로질러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곶자왈사람들은 지난 2월말부터 조천-함덕 곶자왈 지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로 주변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40여곳이 넘는 제주고사리삼 자생지가 파괴될 위기에 놓인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제7차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작업이 이뤄진 조사 지역 일대는 장비들이 자생지를 통과해 다니면서 원형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로를 내기 위해 자생지 내 나무를 잘라버리거나 암석을 한쪽으로 밀어낸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곶자왈사람들 관계자는 “장비가 자생지를 가로지르는 과정에서 제주고사리삼을 짓밟지 않았을 거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심지어 잘려진 나무들이 제주고사리삼을 덮어버리기도 하는 등 생육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훼손 우려가 큰 상황임을 전했다.

제주고사리삼은 물이 고였다가 서서히 빠지는 건습지에 꾸지뽕나무와 참느릅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서식하는 하부에서 주로 자라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여름에는 나무가 빛을 가려주고, 겨울에는 해가 잘 비치는 건습지라는 독특한 환경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곶자왈사람들 관계자는 “제주시는 기존 작업로만 이용하기 때문에 추가 훼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매년 장비로 인한 추가 훼손이 발생하고 있다”며 “다수의 작업로가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를 관통하고 있거나 인접해 있어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추가 훼손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곶자왈 지역에 장비 허용을 금지하도록 하고,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를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고사리삼은 제주 곶자왈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제주 특산속 식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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