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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파괴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반려돼야”
“곶자왈 파괴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 반려돼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2.25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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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3개 환경단체, 곶자왈 용역 결과 나올 때까지 중단 요구
곶자왈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부지 일대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곶자왈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부지 일대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제주지역 3개 환경단체가 해당 사업에 대한 반려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곶자왈사람들과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5일 공동성명을 내고 “사업계획이 일부 변경됐지만 곶자왈을 밀어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환경영향평가심의위 위원들에게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이 숙박시설을 포함한 가족형 자연테마파크로 변경돼 추진중인 사업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해당 사업부지가 동백동산을 포함한 선흘곶자왈과 이어진 곶자왈이라는 점을 들어 “사업자측은 사업지구 내 곶자왈 지역은 전 구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했다고 제시하고 있지만, 사업예정지 내 곶자왈 경계는 잘못된 자료를 제시하고 있으며 곶자왈 지역 전 구간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가 용역을 진행중인 ‘곶자왈지대 실태 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 용역 중간보고’ 내용에 따르면 해당 사업부지는 선흘리와 김녕리 사이에 위치한 중심부 곶자왈이라는 것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은 사파리월드에서 자연체험파크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결국 곶자왈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개발사업일 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부지 내에 서식하고 있는 제주고사리삼의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 부지 내에 서식하고 있는 제주고사리삼의 모습. /사진=곶자왈사람들

해당 사업부지가 전세계적으로 이 곳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는 곳이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자료를 토대로 사업부지 내 제주고사리삼 자생지가 50여 곳에 달하는 데다 희귀식물인 금새우난초와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백량금 등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사업부지가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사업자 측은 제주고사리삼 서식지는 원형 보전을, 백서향과 나도고사리삼은 공사를 시행하기 전에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식해 관리하겠다는 보전방안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제주고사리삼이 주로 서식하는 환경이 건습지이기 때문에 사업이 추진될 경우 침수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제주고사리삼 서식지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1월 환경부가 사업 부지의 생태자연도를 대부분 1등급 권역으로 상향 고시했음에도 고시일 이전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 등에는 이같은 요소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 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개발 규모를 크게 축소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법정보호종 서식지와 자연습지를 포함해 곶자왈 및 주변 지역의 대규모 훼손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동백동산 습지보호지역과 선흘곶자왈 지역의 지하수 함양가 자연습지의 지속가능한 보전, 멸종위기종 서식지 및 곶자왈의 온전한 보전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발사업의 입지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단체들은 이같은 환경부의 고시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의견을 소개한 뒤 “현행 등급상 사업부지의 대부분이 4-2등급으로 생태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상태지만 현재 제주도가 GIS등급 재정비를 위한 용역을 추진하면서 곶자왈 경계 설정 및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업부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관련 절차를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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