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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아 미안해' 이후 우리가 나아갈 길
'정인아 미안해' 이후 우리가 나아갈 길
  • 미디어제주
  • 승인 2021.02.17 15: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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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문정후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문정후

자신이 낳은 자식이든, 입양한 아이든,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대개 어렸을 때, 학대나 방임의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범죄학에서 폭력의 대물림(cycle of violence) 또는 폭력의 세대 간의 전이(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of violece)라고 합니다. 또한 불교학에서 말하는 카르마(Karma)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거 자신이 경험한 아픈 상처가 있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범죄학, 종교학, 정신분석학 등 그 어떠한 관점에서든 이것은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개인적 관점, 부모적 관점, 사회적 관점에서 세 가지 방어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첫째 개인적 관점에서 자신의 내면을 수용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사랑스럽고 고귀한 우리 아이를 위해서 용기를 내야 합니다. 무의식에 잠재된 두려움에 압도되어 치료를 받지 못하면 안 됩니다. 그 용기로부터 비로소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나쁜 인자는 소멸하고, 아이를 온전하게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의 아이를 낳아도, 나쁜 인자가 대를 이어가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용기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둘째 부모적 관점에서는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종속된 소유물로 간주하는 잘못된 관념이, 폭력을 만들고 아이를 불행하게 합니다.

목장의 양 떼가 잘 자라는지 울타리 밖에서 관찰하면서 영양분을 공급해 줘야지, 울타리 안에서 양 떼를 일일이 쫓아다니면 안 됩니다.

양이 무리와 함께 잘 지낼 수 있게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정체성을 바르고 굳게 서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사회적 관점에서 경찰을 비롯한 관련 기관이 폭력의 유형이 광범위하고 변수가 많다는데 초점을 맞춰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특히, 아동학대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된 것이고, 관계 회복의 목적도 크므로 각별히 분리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판단해 분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데 있어서 현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주관적 개입을 줄여야 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피해 측정도구 사용 △데이터 수집·분석 △AI 개발 △전문성 강화 △전문기관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2의, 제3의 정인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 개인적 관점, 부모적 관점, 사회적 관점에서 우리 모두가 노력했으면 합니다.

가해자의 잘못으로만 치부하기보다 폭력에 대한 정신적 치료와 아이를 독립적 인격체로 대하는 풍토 조성, 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병행될 때 지금 우리 모두의 무거운 마음이 덜어질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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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성 2021-02-18 05:39:32
사회적 관심과 모두의 책임 의식이 높아 진다면 더나은 현실이 보이지 않을까 싶고 이런 좋은 목소리들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