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하천 원형 파괴하는 하천 정비사업 전면 재검토하라”
“하천 원형 파괴하는 하천 정비사업 전면 재검토하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2.04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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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사실상 사문화된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 개선해야”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 인근 한천 오라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간의 모습.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 인근 한천 오라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간의 모습.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 부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천 정비공사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제주 하천의 원형을 파괴하는 하천 정비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관련 성명을 내고 지난해 여름부터 올 4월까지 진행되고 있는 한천 오라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에 대해 “하천 양쪽에 석축을 쌓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한천 고유의 모습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구간 뿐만 아니라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의해 공사 구간을 쪼개서 진행하는 정비공사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한천의 원형이 많이 훼손된 부분을 문제삼기도 했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005년 8월 제주도가 ‘자연친화적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화돼버렸다는 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해당 지침에서는 ‘하상(河床, 하천의 바닥)’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석축을 쌓으려면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하천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제주 하천 고유의 모습이 속수무책으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옹벽 및 석축 건설이 오히려 유속을 증가시켜 바닥이 침식되는 ‘세굴 현상’ 때문에 옹벽과 석축이 급격히 붕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공사 과정에서 소(沼)와 기암괴석이 훼손되고, 하천에 사는 생물의 이동 통로가 차단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행정이 하천 정비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제주시 당국에 홍수 피해 민원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구체적인 사실 제시는 없고 ‘태풍시 인근 지역주민 등 유선을 통한 민원 접수’가 있었다는 답변에 그치고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동산교 아래의 동산물. 이 곳도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는 구간이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동산교 아래의 동산물. 이 곳도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는 구간이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여기에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 구간의 하류인 동산교(제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 하천의 경우 ‘동산물’이라는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으로, 이 구간도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어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용천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대해 “근거가 희박한 홍수 피해를 근거로 제주 하천의 소중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없애도 되는지 묻고 싶다”며 “지속적인 침수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하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하천 정비를 하면서 하천의 원형을 훼손할 것이 아니라 침수피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현재 제주도의 하천 정비지침이 육지부의 ‘강’에 적용되는 하천 정비공법을 육지부와 전혀 다른 제주의 ‘건천’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 사문화된 ‘자연친화적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을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 남쪽으로 약 1㎞ 가량 떨어진 한라도서관 인근의 한천 모습. 한라산 최상류의 한천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현재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 남쪽으로 약 1㎞ 가량 떨어진 한라도서관 인근의 한천 모습. 한라산 최상류의 한천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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