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미리 준비 더 큰 범행 우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에서 공사를 하다 알게 된 집을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며 금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30대가 자신에게 내려진 1심의 형량 과도를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는 27일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김모(38)씨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지난 5월 27일 오후 A씨의 집 마당에 침입, 대기하다 A씨의 아내가 부엌 밖으로 나오자 흉기로 위협하며 집안에 들어가 금품을 강취하려 했지만 A씨가 저항하자 뜻을 이루지 못해 담을 넘어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범행 이틀 전 자신의 가족에게 사흘 동안 다른 지방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선 뒤 범행에 사용할 도구들을 준비하고 사건 당일까지 A씨의 집 주변을 배회했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 4월 A씨 집 마당에서 용접 작업을 하면서 가정 상황을 알게 됐고, 자신이 인터넷 도박 등으로 재산을 탕진한 상황에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기소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자 형량이 과도하다는 이유(양형부당)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1심 재판까지는 강도의 고의(의도)가 없다고 부인하다 당심(항소심)에 이르러 범행 일체를 인정하며 반성하고, 피고인에게 벌금형 이상의 전과가 없는 유리한 정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범행을 위해 피해자를 협박할 흉기와 다른 도구 등을 준비했고 더 큰 범행으로 나아갈 우려가 컸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유·불리 정상을 따져도 원심(1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김씨의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