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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 "취지 공감하나, 유통 개선 필요해"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 "취지 공감하나, 유통 개선 필요해"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01.27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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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교육청 '학생 대상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
오배송 및 유통기한 오표기 등 문제 발생해... "개선 요구"

비가 많이 오던 토요일 주말. 제주시 모 지역에 거주 중인 김씨는 집을 나서다 대문 앞에 놓인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학생 가정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라는 문구가 적힌 상자다.
김씨는 의아했다. 김씨는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를 신청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배송이 잘못 된 건가?’

김씨는 드물지만 간혹 발생하는 택배 오배송의 경우가 아닐까 싶어, 상자에 적혀 있을 수신인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오OO”.

상자에는 수신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오OO’, 세 글자만이 적혀 있을 뿐. 별다른 주소나 휴대폰 번호 뒷자리 등 수신인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거 어떻게 하지?’

당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황이라, 마냥 상자를 집 밖에 둘 수는 없었다. 상자에 ‘농산물 꾸러미’라고 적혀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내용물인 농산물이 온종일 비에 젖는다면, 금새 썩어버릴 것이 뻔했다.
김씨는 어찌할까 고민하던 중, 상자에 적힌 전화번호 하나를 발견했다. ‘제주친환경연합사업단(이하 ‘사업단’)’의 전화번호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어찌된 일인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주말인 토요일이라 근무 중인 직원이 없는 걸까? 그러면 이 같은 오배송 민원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상자를 집 안으로 들여왔다. 그리고 사업단이 운영하는 ‘뿌리다제주’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남겼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월요일 오전. 홈페이지에 글도 남겼건만, 사업단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김씨는 다시 사업단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엔 통화 연결이 됐다. 김씨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사업단 측에서는 그제야 홈페이지 문의글을 확인했고, 답을 주었다. 배송 기사가 물건(꾸러미)을 회수하러 온다는 내용이다.

김씨는 그렇게 이틀 만에 오배송된 물건을 돌려보낼 수 있었다.

위 내용은 지난 토요일, 김씨가 직접 겪은 일이다.

김씨는 자신에게 꽤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한다. 누구의 이름인 지도 모르는, 이름 세 글자만 적힌 농산물 상자가 집 앞에 놓여있어, 난처했다는 것이다.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상자를 그대로 대문 앞에 둘 수도 없었다. 비가 오고 있었고, 예보에는 내내 비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꾸러미 사업’은 농가도 돕고, 학생 가정도 돕는 좋은 사업으로 안다”라고 말하면서도,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라면 오배송이 없도록 꼼꼼하게 검수해야 것이 아니냐”라는 말을 덧붙였다.

여기서 ‘꾸러미 사업’이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함께 진행하는 ‘2020년 하반기 학생 가정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공급 사업’이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상황 이후 원격수업이 실시된 도내 139개교 학생이다. 이들 중 사전 신청한 약 5만여명 학생 가정이 친환경 농산물이 담긴 꾸러미(상자)를 배송 받게 된다.

제주친환경연합사업단에 의하면, 현재까지 약 60% 가구에 꾸러미 전달이 완료됐다.

김씨네 집으로 오배송된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상자.

문제는 김씨가 경험한 경우처럼, 오배송되는 사례가 왕왕 있다는 점이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사전 방지가 가능한 부분인데, 대처가 다소 안이한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농산물이 담긴 꾸러미(상자) 표면에 오배송 시 대처 방법을 기재하거나, 수신인 주소를 기재하는 등 오배송에 대한 사전 대책이 마련된 상태에서 사업을 시행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꼬집었다.

김씨와는 다른 이유로 불만을 표출한 이도 있다. 꾸러미 안에 있는 달걀의 유통기한이 잘못 표기되어 배송된 경우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으로 표기된 달걀을 배송받은 제주시 동지역 모 학부모는 “조금 찝찝하지만, 문의 결과 단순 유통기한 표기 실수라는 답을 받아 그냥 먹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형편이 넉넉치 않은 가정의 경우 꾸러미가 가계에 큰 보탬이 될 텐데,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이런 부분(유통기한 표기)은 꼼꼼하게 검수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제주친환경연합사업단(이하 ‘사업단’)에 의하면, 실제 올해 초 배송된 일부 달걀 제품 중 유통기한이 잘못 표기된 사례가 있었단다.

2021년까지로 표기되어야 할 유통기한이 2020년으로 표기된 경우다. 사업단은 유통기한을 잘못 표기한 사실을 인지한 뒤, 각 가정에 문자 등을 통해 안내를 완료했고, 원하는 경우 새 것으로 교환도 해 주었다고 했다. 또 달걀을 포함한 꾸러미 내 농산물 등은 모두 배송 전날 포장이 완료되기 때문에, 섭취에 문제가 없는 상품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오배송 사례와 관련해서 사업단 관계자는 “보통 부모님이 (주소를) 접수할 때, 잘못해 주신 경우가 많다”면서 학부모의 주소 오기재가 오배송으로 이어졌음을 피력했다.

또 사업단 관계자는 농산물이 담긴 꾸러미(상자)에 사업단의 대표번호가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번호로 연락하면 오배송된 물건이 회수 조치된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김씨의 사례처럼 사업단이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는 주말에 오배송된 경우, 해결책에 대해서는 뾰족한 수를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은 “배송은 친환경농산물 공급업체 3곳이 하고 있다”면서, 전문 배송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배송에 익숙치 않아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다 보니, 아파트 동 호수 등을 잘못 기재해 연락오는 경우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추후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 보완할 예정임을 밝혔다.

누구나 처음 하는 일에는 실수가 따른다.

끝으로 유통기한이 잘못 표기된 달걀을 받은 모 학부모는 “자신의 민원이 다음 번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면서 "농산물 꾸러미 사업의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유통 과정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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