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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명 제주 예술인 선언 "제2공항, 또 하나의 재앙될 것"
116명 제주 예술인 선언 "제2공항, 또 하나의 재앙될 것"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01.04 17: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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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즉각 중단하라" 제주 문화예술인 선언
"창작의 곳간을 부수는 제2공항 건설, 온몸 저항할 것"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 지역 116명의 문화예술인이 제2공항 건설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도민의견 수렴에서 성산읍 별도조사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16명의 문화예술인(이하 '이들 예술인' 혹은 '이들')은 4일 성명을 통해 "성산의 하늘엔 비행기보다 새가 날아야 하고, 성산의 땅엔 활주로보다 오름와 밭담, 곶자왈이 생명을 머금어야 한다"면서 제2공항 반대 선언의 포문을 열었다.

이들 예술인은 이어 작가 현기영의 말을 인용했다.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광경을 보며, "토착의 뿌리가 무참히 뽑혀나가고 있다"라고 했던 말이다.

이에 이들 예술인은 "작가의 말대로 더 높은 빌딩, 더 많은 돈, 제주의 하늘과 땅을 갈가리 찢어놓은 자본의 욕망 앞에서 우리는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버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예술인은 개발론자의 핑계로 흔히 사용되는 '관광을 위해'라는 개발의 이유를 비판하기도 했다. 제주개발특별법,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등 관광개발을 위한 법과 제도가 "제주 공동체를 경쟁의 악다구니 가득한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2공항은그 고통의 악무한을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지금은 멈춰야 할 때"라는 점을 피력했다.

제2공항 건설사업을 놓고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의한 도민 여론조사 방법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 예술인은 "제2공항의 운명을 사실상 결정하게 될 이번 여론조사에 '성산읍 별도조사'가 왜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해당 지역 안팎으로 도민 갈등을 더 부추길 것이 자명한 성산읍 별도조사는 지금이라도 철회되어야 마땅하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 예술인은 제주 문화의 원형을 지키고자 하는 심정을 담은 4가지 요구사항을 전했다. 다음과 같다.


하나. 제주도민들의 삶의 원형질이 살아있는 자연과 인문환경의 보고(寶庫)를 속절없이 파괴하는 제2공항 건설을 이제라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우리 제주문화예술인들은 우리의 창작의 곳간을 부수는 제2공항 건설에 온몸으로 저항할 것이다.

하나. 제주도와 도의회는 성산읍 별도조사를 철회하고 도민의견을 공정하게 수렴, 제출하고 정부는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라.

하나.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한다.


한편, 이들은 이례적으로 예술인 각각이 연합해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낸 선언의 배경으로 '제2공항 여론조사를 앞두고 있는 점'을 들었다.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제2공항 건설사업의 가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에, 사안의 중대함을 보다 깊이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들은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제2공항 반대의 뜻을 같이하는 예술인의 목소리를 모아, 이번 선언에 이르게 됐다고 알렸다.

이들은 앞으로도 예술활동 등을 통해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지속할 예정이다.

 

(다음은 선언 전문)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제주예술인 선언>

우리는 묻는다. 제주의 하늘은 누구의 것인가. 제주의 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성산의 하늘엔 비행기보다 새가 날아야 하고, 성산의 땅엔 활주로보다 오름과 밭담, 곶자왈이 생명을 머금어야 한다.

작가 현기영은 제주개발의 광풍 속에서 “토착의 뿌리가 무참히 뽑혀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작가의 말대로 더 높은 빌딩, 더 많은 돈, 제주의 하늘과 땅을 갈가리 찢어놓은 자본의 욕망 앞에서 본래 우리의 것들은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버렸다.

제주개발특별법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까지, 관광개발 드라이브를 위한 법과 제도는 제주 공동체를 경쟁의 악다구니 가득한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놓았다. 제2공항은 그 고통의 악무한을 가속화하는 또 하나의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제주의 문화예술인들은 제주의 하늘과 땅에 기대어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제주의 대지에 제주인의 삶과 애환을 언어로 쓰고 그림으로 그려왔다. 우리의 노래가 제주의 숨소리였고, 우리의 글과 그림이 제주의 세월이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피와 땀과 눈물로 지켜온 이 땅 제주가, 더 이상 참혹한 상처로 얼룩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30년 전 청년 양용찬의 외침을 똑똑히 기억한다. 세계적 관광지보다 삶의 터전이자 생활의 보금자리로서 제주도를 원한다고 했던 그 아우성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그 이후 30년,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노래와 춤, 글과 그림으로 저항하고 싸워왔다. 그것은 이 땅의 공동체를 지키고자 하는 작은 실천이었다.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구럼비는 파괴되었고, 비자림로는 잘리고, 드림타워는 제주의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우리는 이제 지난 싸움의 흔적들을 겸허히 바라보면서 제주도민의 한사람으로, 촛불을 들었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단호히 외친다. 제2공항은 제주의 재앙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제2공항은 제주의 백년지대계이고 경제 부흥의 신호탄이 될 거라고. 30년 전에도 그랬다. 더 거슬러 올라가 1964년에도 그랬다. 그 개발의 세월,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얻고 잃었는가. 빚 없이는 단 한 걸음도 내디딜 수 없는 개발 부채 시대가 우리가 꿈꿔왔던 미래는 아니었다. 지금은 멈춰야 할 때다.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이다.

그동안 제주의 정치인들은 과연 무엇을 해왔던가. 제2공항 건설로 제주사회가 갈등의 파도에 휩싸여도 정치인들은 무책임하게 회피했다. 그나마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해온 지역주민과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싸운 결과 도민여론수렴에 이르렀다. 불완전하긴 하지만 처음으로 국책사업에 대해 도민결정권을 쟁취한 셈이다. 하지만 제2공항의 운명을 사실상 결정하게 될 이번 여론조사에 ‘성산읍 별도조사’가 왜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 갈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해당 지역 안팎으로 도민 갈등을 더 부추길 것이 자명한 성산읍 별도조사는 지금이라도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이에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제주문화의 원형을 지키고자 하는 심정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제주도민들의 삶의 원형질이 살아있는 자연과 인문환경의 보고(寶庫)를 속절없이 파괴하는 제2공항 건설을 이제라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우리 제주문화예술인들은 우리의 창작의 곳간을 부수는 제2공항 건설에 온몸으로 저항할 것이다.

하나. 제주도와 도의회는 성산읍 별도조사를 철회하고 도민의견을 공정하게 수렴, 제출하고 정부는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라.

하나.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한다.

2021년 1월 4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제주문화예술인 일동

LEEhaeja 강덕환 강동균 강문석 강순희 강은미 강정효 고경화 고길천 고명철 고승욱

고의경 고현주 권민정 권정우 김경훈 김광렬 김규중 김나영 김남흥 김동윤 김동현 김명수 김미정

김섬 김성은 김세홍 김소영 김수범 김수열 김승립 김신숙 김연주 김영나 김영란 김영미 김영숙 김영화 김용성 김운성 김재훈 김정숙 김지은 김진숙 김진철 김항신 김해다 김해숙 김형섭 김형우

문지윤 박경훈 박동필 박성인 박소연 박연술 박정미 변향자 부복정 부이비 서성봉 서안나 송동효

송정희 안혜경 안희정 양동규 양미경 양신옥 양천우 오라수 오광석 오세종 오순희 오영호 오은희 오현림 윤호섭 이명복 이상 이소선 이옥문 이윤승 이이현 이재정 이종형 이종후 이준규 이지이 장정인 전주현 정규철 정용성 정찬일 조미경 조성일 조수진 조중연 진정아 최상돈 최성희 최소연 최필제 최희정 한희정 허영선 허유미 허은실 현애란 현택훈 홍경호 홍경희 홍기돈 홍덕표 홍임정 홍죽희 홍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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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호 2021-01-04 18:54:12
어데 개아리를 틀고있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