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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의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
위기에서의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12.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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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축 [2020년 6월호] 에세이
양창용 (주)건축사사무소 오름그룹

지난 몇 년 동안 제주의 건축경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이주 열풍과 대규모 자본의 유입 등으로 역사 이래 유난히 따뜻한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시들기 시작한 두 가지 열풍은 그 기온을 차갑게 내리누르고 있다. 건축은 경기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뼛속 깊이 체감하고 있다.

사실 건축사라는 직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예를 들어 정리해 보면-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에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소심, 꼼꼼함, 조금은 폐쇄적 성격 그리고 건축학개론에서는 밤샘작업, 책상 위에서의 쪽잠, 퇴근이란 용어는 프로젝트를 마칠 때 사용-건축사는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소통능력이 매우 필요하며, 사회적 특성과 호흡할 필요가 있는데도 아직까지는 ‘장동건’이나 ‘엄태웅’의 역할에 더 비중을 두는 듯하다.

독창성은 건축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소통을 통해 그 존재의 범위를 키우는 것, 즉 경제적 파이를 키워야 할 가장 적절할 때가 아닌가 싶어 몇 가지 고민을 털어 놓으려 한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리적, 행정적, 시대적으로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역량을 발휘하거나 주권 행사를 하여야 함에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조례로 위임된 법령을 지역 실정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주차장법, 최고높이 제한, 곶자왈, 용도지역 등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제주지역에서 오래된 이슈이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들 중에 옛 도심은 주차장법과 최고고도 등을 다른 지역보다 완화하고 맞벽건축을 통한 공동개발 또는 오버브릿지 등을 통해 상호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읍면지역은 인프라 확충과 연계된 법령의 정비를 고민해 볼만하고, 중산간과 해안지역은 최고높이와 경관적 스케일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관련 법령 등에 대한 세부적 사항들에 대한 검토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다락층, 발코니, 필로티, 마감재료 등 건축물관리법(2020.5.1.시행)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연성 재료나 피난규정 등은 소비자(건축주)와 행정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좀 더 소비자 중심으로 해석해야 하고 그런 행위를 중재하고 설득해야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세 번째로, 제주특별자치도가 가지고 있는 시장 수요이다. 즉 경제적 파이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굳이 자료를 살펴볼 필요도 없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대형 프로젝트들은 거의 서울 메이져 업체에게 시장을 내주고 있으며, 이는 면적 대비 50%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역량이 모자라다고 단언하기에는 우리 제주건축의 양적성장과 현상공모나 심의제도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이 웬만큼 이루어졌으나 시장보호에 대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참고로 관련 업계는 무조건 49%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역에 배려토록 하는 점을 보면 그동안 우리는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쓰고 노력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 것이다.

네 번째로, 제주도내에서 발주되는 도시관리계획 및 그와 연계된 공공디자인 성격의 시설물(교량, 보도, 송수신탑, 해양시설물 등)들은 우리 건축사를 배제하거나 부속된 파트로 취급되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는 것은 여간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와의 협력 또는 조력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에 소수의 건축사들만 눈에 뜨인다. 목재를 잘 다루는 목수, 돌을 잘 다루는 석공, 미장공이나 페인트공 등의 기능장, 에어컨을 건축물에 맞게 잘 설치하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제주에 경제적 가치를 선물하는 건축주와 건설사들도 우리 건축사들과 그 맥을 함께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끝으로 행정과 언론은 우리를 좀 더 사회적 단체로 포장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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