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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특수강도강간 60대 ‘무죄’ 항소심 판단 정당”
“제주서 특수강도강간 60대 ‘무죄’ 항소심 판단 정당”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2.1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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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지난 10일 검사 상고 기각 피고인 무죄 확정
1심 재판서 유죄로 인정된 근거 대부분 배척도 인정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성폭력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서 무죄로 풀려난 60대가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 받았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는 지난 10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고모(6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대법원.

고씨는 지난해 7월 8일 새벽 제주시 소재 2층 건물 1층에 침입, 자고 있던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저항을 억압해 재물을 강취하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뜻대로 되지 않자 흉기로 위협, 신체를 만지며 추행하다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도주했다.

고씨는 1심 재판(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징역 12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항소심(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에서 무죄를 받아 풀려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근거들을 대부분 배척했다. 고씨를 범인으로 특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Y-STR 유전자형을 부정했다.

1심은 범행에 사용된 흉기에서 지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DNA 분석 결과 Y-STR 유전자형 20개 중 16개의 유전자형이 검출됐는데, 검출된 16개 유전자형이 고씨의 Y-STR 유전자형과 동일하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STR 유전자 분석법’의 경우 개인 식별 능력이 인정되는 반면 Y-STR 유전자 분석법은 동일 부계(아버지계)의 남성인지 여부만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범행 현장에 출동했던 고씨 성을 가진 경찰관에 대한 Y-STR 유전자 감정결과 흉기에서 검출된 Y-STR 유전자형과 15개 유전자 좌위가 일치해 Y-STR 16개 유전자 좌위가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고씨가 진범이라고 증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피고인 고씨와 경찰관 고씨는 17개의 Y-STR 유전자 좌위가 일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현장에 출입한 경찰관이 10명 이상이고 모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점, 경찰이 현장에서 철수한 뒤 수 시간이 지나서야 감정대상물(흉기)이 확보된 점 등도 주목했다. 이를 토대로 흉기에서 검출된 Y-STR 유전자형이 실제 범인에게 나온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고 다른 원인으로 증거가치가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피해자가 범인이 사용한 흉기에 상처가 생겼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확보한 흉기에서는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Y-STR 유전자형도 흉기의 손잡이가 아닌 날 부분에서만 검출된데 대해서도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피해자가 목격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피고인과의 차이 ▲경찰과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CCTV 영상의 증명력 부족도 문제 삼으며 "이 사건의 범행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소를 기각하며 원심(항소심)의 심리에 잘못이 없다고 피력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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