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hinking, New possibility
New thinking, New possibility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12.03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건축 [2020년 5월호] 에세이
양영진 건축사사무소 신건축

건축학개론

7080세대인 필자는 유신정권 붕괴와 군사 쿠데타 정권이 집권한 정치적 격동의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으로 기억한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늦은 가을날 을지로 길을 친구들과 걸으며 도시 에너지를 즐기던 호시절, 학내 써클에서 만난 우리는 영화제작에 유난히 깊은 관심을 가진 친구들이다. 전공과 무관한 절친이 된 우리들은 나름 ‘새로운 사고, 새로운 열정’이 넘치던 시기였다.

양영진.

드라마틱한 영화 연출에 대한 토론, 엉뚱한 스토리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지하철을 질주하는 써스펜스한 영화각본을 만들며 지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다지 즐기지 않는 술이었지만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셋이서 각자의 영문 이니셜로 만든 ‘YCM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만들자.” 라고 ㅋㅋ

30년 시간이 흘러 잊고 지냈던 친구들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한 친구는 연말 영화제에서 음향상도 받고 다른 친구는 영화사업과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젊은 날의 꿈을 쫓아가고 있었다. 필자는 여전히 영화를 좋아하고 간혹 가족과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유년시절 동네 시민회관이란 영화관이 내 놀이터마냥 놀던 환경이 영향을 준 듯하다.

2012년 방영한 ‘건축학개론’을 관람하고 나서 잊었던 친구들을 찾았던 터이다. 첫사랑 그리고 수줍은 감성과 건축이란 청춘서사 이야기들... 이듬해 제주에서 이용주 감독의 영화특강이 있고 오랫동안 잊었던 감성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던 기억이 새롭다.

 

두맹이골목

최근 원도심 지역 인근마을인 동초등학교 남쪽 옛 대한사진관과 동성의원이 있었던 두맹이골목을 둘러보게 되었다. 이곳은 2008년 공공미술프로젝트 공모사업으로 벽화 공모전을 통해 벽화와 쉼터조성 등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마을로 2009년 제주시 선정 볼거리 31개 코스 중 ‘도보로 걷는 추억의 시간여행’이란 마을재생 프로젝트로 꽤나 알려진 곳이다. 여전히 마을 골목마다 담벼락에 추억의 벽화 스토리와 매직아트가 골목길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눈에 띄지 않고 낯설다. 과연 10년이 지난 현재 기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견이지만 지역창생 전략을 진중하게 세우고 각계 전문가와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가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다.

2006년 서울의 북촌마을과 인사동 등 도심재생사업 답사를 다녀온 기억이 난다. 핫한 홍대거리 그리고 일본 관서지방과 도심재생 해외도시 등 성공적인 사례들을 둘러보았다.

최근 다시 찾은 북촌마을과 인사동 지역 그리고 동대문 지역에 이르기까지 경계가 확장되어 서울 구도심 지역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복을 입고 고궁관람 체험을 즐기는 풍경들, 생태환경 복원의 우수사례 청계천과 동대문지역 거리의 변화, 각각의 소재들이 클러스터화되어 생명력 넘치는 거리로 지역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조성하며 문화와 도시경관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마티스 안락의자

제주지역 역시 새로운 도시개발에 따른 도심공동화 현상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물질적인 풍요가 새것을 너무도 쉽고 당연하게 바꾸는 문화로 삶의 가치관이 변하고 소비편향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소비를 부추기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소비가 늘고 쓰레기가 쌓이고, 생태환경은 더욱 훼손되고 있음에도 새로운 택지 개발의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사회학자인 루스 퀴벨은 물건의 소유를 소재로 쓴 ‘사물의 약속’에서 나는 어떤 것은 쉽게 버리고 왜 어떤 것들은 오래 되었음에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누군가가 소유한 어떤 물건이 그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소중한 가치에 대한 사회적 현상, 역사적 의미, 심리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또한 20세기초 인상파화가 앙리 마티스는 말년에, 이미 많은 멋진 의자들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왜 또 새로운 안락의자를 사들였을까? ‘마티스의 안락의자’에서는 우리의 물질주의에 대한 생각을 환기시킨다.-

지난 연말 제주 지역도 공공건축가 제도를 만들고 발전의 틀을 만들기 위한 책임자로 총괄 건축가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2020년 1월에 신구세대를 아우른 30여명의 공공건축가를 위촉하였다. 이제 전문가 그룹의 활발한 활동으로 체계적인 제주 마을 곳곳이 지역적 정체성을 담아내는 지역창생과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