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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직장을 '꿈'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안정적인 직장을 '꿈'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1.29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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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 기회, 더 큰 내일을 만든다④]
(주)엠그램과 함께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 인재들'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참여자 청년들은 매해 4월 또는 10월에 입소, 6개월 동안 센터 내부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에는 18개월 동안 도내외 기업에서 일 경험을 쌓는다.

청년들이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도내외 기업은 센터와 연계된 ‘탐나는 기업’들이다. 10월 말 기준 도내외 208개 기업이 탐나는 기업에 등록되어 있으며, 현재 49개 기업에서 프로젝트 실습과 실무기반형 인턴십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프로젝트 실습이란, 주3일 동안 기업에 출근하며 신사업 기획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형태다. 실무기반형 인턴십은 주 5일 동안 정직원과 마찬가지로 실무를 진행해보는 인턴 프로그램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주)엠그램’과 함께 하는 탐나는 인재들의 이야기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제주더큰내일센터와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박상돈 엠그램 대표와 탐나는 인재 1, 2기 참여자들.

 

청년들이 공무원 아닌, 진짜 꿈을 꾸는 세상이 오길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무거운 일이다.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나고, 노후 걱정도 해야 한다. 꿈과 현실을 저울질하며,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해야 하는 어른의 삶은 그래서 고단하다.

“부모님 세대에서 IMF를 겪고 난 뒤라서 그런지, 사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듯해요. 그런 이유로 공무원을 꿈꾸는 청년들도 많죠. 사실 저도 그랬어요. 공기업 취업과 개발자로의 길 앞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 탐나는 인재 2기 조성훈

성훈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에서 개발을 전공했지만, 막상 안정적인 직장으로의 취업, 공기업 입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공기업 취업 준비를 1~2년 정도 하던 중에,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 인재 모집 글을 보게 됐어요. 그리고 지금 이렇게 탐나는 기업, ‘엠그램’에서 실습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는데요.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느꼈죠.” / 조성훈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센터')에서의 교육을 이수한 뒤, 엠그램에서의 실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그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남들 따라서 택한 진로’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참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더라고요.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으려고, 꿈보다는 ‘안정적인 직장’만을 바라보고 공기업 취업 준비를 했었죠. 그런데 센터에서 여러 가지 교육을 받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는데요. ‘모든 일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사실이에요.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이제는 실패가 두렵지 않아요. 그저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만 명확하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 조성훈

무슨 일이든 실패 요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도전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크고 작은 실패 요소가 존재하고, 우리는 이 리스크를 짊어진 채 삶을 살아내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아요. 코딩을 잘하는 사람, 기타 잘 치는 사람, 운동을 꾸준히 하는 부지런한 사람, 성실한 사람… 궁극적으로 저 자신이 만족할만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지금은 제 꿈이자, 목표예요.” / 조성훈

(왼쪽부터) 탐나는 인재 2기 이화용, 조성훈, 강요한 씨.

“지금 우리 사회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서 진로가 명확한 편인데요.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실패를 경험할 시간이 없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볼 기회 또한 주어지지 않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해요.” / 탐나는 인재 1기 임건우

건우 씨는 ‘창업’의 꿈을 품고 센터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모바일 관련 IT분야에서 창업을 목표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본격적인 센터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변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창업 관련 교육을 듣다 보니 ‘시기상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더 배워야겠더라고요. 탐나는 인재로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아마 저는 창업을 했을 테고, 실패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행히 센터에서 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 여러 분야 직군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여러 사람과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협업을 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만으로 창업을 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게 되더라고요.” / 임건우

탐나는 인재 1기 임건우 씨.

그는 현재 엠그램의 정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인턴으로 실무를 경험하고 있다. ‘창업’이라는 더 큰 꿈을 위해, 지금은 개발 업무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목표란다.

“저도 건우 씨 말에 공감해요. 도전도 좋지만, 경험 없는 도전은 무모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 탐나는 인재 2기 이화용

화용 씨는 개발자를 꿈꾸며, 여러 분야 사람들과의 협업을 경험해보고자 센터에 지원했다. 공고, 공대를 나와 소위 말해 ‘같은 분야가 아닌 사람들’과 일을 해보고 싶었단다.

“공고를 나와서 친구들은 다 취업을 하고, 저는 대학 진학을 하게 됐는데요. 먼저 취업을 한 친구들이 결국 갈 길을 잃어버리는 것을 자주 봤어요. ‘원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런 친구들이 꿈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서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이화용

과거 대한민국의 교육은 ‘스스로 생각하는 방식’이 아닌, ‘암기해서 답을 찾아내는 방식’을 가르쳐왔다. 여러 개 보기 중에 정해진 답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들 사이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말은 그 누구도 해주지 않았다.

이렇게 정해진 답을 고르는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그저 남들처럼. 남들 하는 만큼. 가장 보편의 삶의 모양으로 조금씩 꿈을 맞춰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꿈이라고 부르기 힘든 모양의 무언가를 '꿈'이라고 부르며, 원래 내 모습이 어떤 형태였는지 잊어가는 채로 말이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할 친구들이 많은데요. 센터에서 제가 경험한 여러 교육들이 좀 더 보편화되어, 많은 청년에게 도움의 손길이 가길 바랍니다. 특히 제주에는 개발 관련 학원이 많지가 않거든요. 아마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대부분 경력자를 원하고 있고. 청년이 속한 현실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간의 괴리를 포착하고, 이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청년들이 공무원 아닌, 다른 꿈을 꾸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 강요한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정답을 찾을 거예요

박상돈 엠그램 대표가 청년에게 말하다

박상돈 엠그램 대표.

제가 힘들 때 자주 보는 책이 있는데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입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내용은 많이 아시겠지만, 잠시 설명하자면요.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잡은 참치를 상어에게 다 뜯기게 됐을 때. 이를 아무것도 남지 않는 허무함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노인이 참치를 잡는 행위는 그의 업(job)이고, 그가 바다에 나가는 행위는 노인이 가진 '의지'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때론 실패한다 하더라도, 내 '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 나간다면. 언젠가 이전의 참치보다 더 큰 참치를 잡게 될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은 똑같은 사지선다형 문제를 4번 받는 것과 똑같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답은 하나인데, 보기가 4개인 문제를 받았을 때. 처음에 답을 틀리게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답을 맞출 기회가 4번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보기가 4개 뿐이니, 아마 4번의 기회 중 한 번은 답을 맞추게 되겠죠?

결국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의 꿈을 향해 하나씩 도전해나간다면, 언젠가 하나쯤은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거예요.

단,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만약 처음 찍은 답이 오답으로 판명날 경우, 다음으로 주어진 기회에서 같은 오답을 택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많이 경험해보고, 많이 꿈꾸며, 스스로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랍니다.


탐나는 기업, 엠그램은?

엠그램 제주 사무실 내부에 있는 슬로건.

(주)엠그램은 2013년 8월 설립된 법인으로,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제주 지역에도 지사를 둔 소프트웨어 개발 대행 회사다.

특히 여러 분야 중 자동차, 드론, 사람 등 움직이는 사물이나 사람을 제어하고, 통제, 관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이를 '모빌리티 관제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셔틀 버스가 제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관제 시스템이 있다.

또 엠그램은 운전자 안전 관제 시스템, 관광객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 키즈 안전 관리 시스템, 스마트 무전 기반 작업자 관제 솔루션 등을 구축해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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