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수백 갈래 선택지 앞에서, 당신은 미소지을 수 있나요”
“수백 갈래 선택지 앞에서, 당신은 미소지을 수 있나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1.27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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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 기회, 더 큰 내일을 만든다③]
에이브레인과 함께하는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 인재들'

제주더큰내일센터는 매년 2회에 걸쳐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선발, 최대 2년간 월150만원 상당의 생활지원과 함께 체계적인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참여자 청년들은 매해 4월 또는 10월에 입소, 6개월 동안 센터 내부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에는 18개월 동안 도내외 기업에서 일 경험을 쌓는다.

청년들이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도내외 기업은 센터와 연계된 ‘탐나는 기업’들이다. 10월 말 기준 도내외 208개 기업이 탐나는 기업에 등록되어 있으며, 현재 49개 기업에서 프로젝트 실습과 실무기반형 인턴십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프로젝트 실습이란, 주3일 동안 기업에 출근하며 신사업 기획 등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형태다. 실무기반형 인턴십은 주 5일 동안 정직원과 마찬가지로 실무를 진행해보는 인턴 프로그램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탐나는 기업 ‘에이브레인’과 함께 하는 탐나는 인재들의 이야기를 다뤄본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제주더큰내일센터와의 공동 기획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박기언 에이브레인 대표, 그리고 에이브레인과 함께하는 탐나는 인재들.

선택이 두렵지 않아요,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까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무슨 전공을 택할 지, 어떤 회사에 취업할 지. 내 평생의 업은 무엇으로 삼아야 할 지.

정답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길 바라며. 각자의 답을 찾아 나서고 있다.

여기서 질문 하나.

지금 당신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에 놓였다고 가정해보자. 어쩌면 당신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일 지도 모른다.

이때 당신에게 주어질 선택지 수를 고를 수 있다면. 당신은 2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기를 원할까, 혹은 300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길 원할까.

수 개의 선택지들 중, ‘정답’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아마 고를 선택지 수가 적은 쪽을 택할 이들이 많을 테다. 그래야 정답을 맞출 확률이 높아지니까.

하지만 문제가 있다. 정작 우리 인생은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인생에서 정답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에서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확보하려 노력한다. 좋은 수능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선택지(대학 또는 진로) 수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 인재들. 이들은 탐나는 기업, '에이브레인'에서 각자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더큰내일센터 교육생으로 참여하기 전에는 명확한 진로가 있었는데요. 오히려 교육생으로 활동하게 된 후, 진로가 모호해졌어요. 그런데 이게 나쁘지 않아요. 과거에는 열 갈래 길 앞에 서 있었다면, 센터에서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회사에서 직접 일해보며. 백 갈래, 아니 천 갈래 갈림길 앞에 서게 되었답니다.” / 탐나는 인재 1기 부귀현

부귀현 씨의 꿈은 제주 신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었다. 연구원이나 교수 정도가 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면서도, 이것이 언젠가 그의 길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제주더큰내일센터(이하 ‘센터’)의 ‘탐나는 인재’ 1기 교육생으로 활동하게 된 뒤. 귀현 씨의 꿈은 모호해졌다. 어떤 방향으로 진로를 잡아야 할 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꿈이 다소 흐릿해진 상황이랄까. 그래도 좋아요. 탐나는 인재 1기 교육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제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마케팅 쪽 분야를 맡아 해보았는데요. 덕분에 자신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알게 됐어요. 지금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더 알아보고 싶어요.” / 부귀현

꿈이 모호해졌다고 말하면서도, 그렇기에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 그의 말을 듣던 김우석 씨도 말을 보탠다.

“교육을 통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고, 저와 맞는 일이 어떤 일인지 판단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 점이 좋아요. 저는 대학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개발자 일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막상 개발 업무를 배워보려고 마음 먹고 나니, 도내 교육환경이 정말 열악하더라고요. 온라인 교육의 경우, 교육의 질 보다는 교육생 수를 확보하기 위한 형태의 교육이 많았고요. 그래서 처음엔 혼자 고민이 컸던 기억이 나요.” / 탐나는 인재 1기 김우석

대학 졸업 후 ‘개발자’라는 직군에 관심을 갖게 된 뒤. 막상 개발 실무를 배울 곳이 마땅치 않자, 홀로 독학을 해보기도 했다는 우석 씨. 하지만 생전 처음 접해보는 전문 분야 지식을 혼자 쌓기는 쉽지 않았고. 그는 결국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만난 게 제주더큰내일센터였고, 에이브레인이라는 기업과 연을 맺게 됐죠. 대표님께서는 제가 기술적 역량이 부족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낌없는 교육에 대한 지원을 약속해주셨어요. 감사하죠.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이러한 시각으로 청년들을 봐주셨으면 해요. 다 갖춘 인재는 세상에 없지 않을까요. 조금의 관심과 지원만 있다면, 꿈꾸던 업을 위해 최선을 다할 청년들이 정말 많아요. 물론 저 또한 그렇고요.” / 김우석

그에게는 꿈이 생겼다. 개발자를 꿈꾸지만, 막상 교육 환경이 열악해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는 제주의 한계. 이 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고자, IT 관련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원을 만들고 싶단다.

에이브레인과 함께하는 탐나는 인재들의 소지품. 각자를 대표하는 애장품을 가져와달라 부탁하니, 노트북, 스마스패드, 노트 등 자신만의 소품을 가져왔다.
흥미로운 점은 에이브레인이 IoT, 빅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만큼. 에이브레인과 함께하는 탐나는 인재들 또한, IT와 관련된 소품, 메모장 등을 자신의 애장품으로 가져온 점이다.

“저는 탐나는 인재 활동 덕분에 몰랐던 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어요. 이전에 제가 생각했던 ‘일’이란, 회사에서 응당 해야하는 업무 정도였는데. 막상 현업에서 부딪혀보니 그 이상의 것들이 존재하더라고요.” / 탐나는 인재 1기 허연경

연경 씨는 탐나는 기업, ‘에이브레인’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내가 어떤 일에 적합한 사람인 지를 알게 됐다. 그는 스스로 “매일 똑 같은 업무보다, 힘들더라도 변화가 있고, 늘 고민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미래에 대한 생각, 꿈도 그에 따라 그때 그때 바뀌는 경향이 요즘 트렌드인 듯해요. ‘평생 직장’이란 말이 사라진 지 오래잖아요. 다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나 답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제가 선택한 지금의 길이 언젠가 다른 길로 향하게 될 지라도. 하루하루 스스로에게 충실할 수 있다면, 꽤 행복한 인생 아닐까요.” / 허연경

센터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진로에 대한 폭 넓은 고민도 함께 시작됐다고 말하는 이들. 그런데 이들과 달리, 원래 꿈꾸던 업, 전공에 더 큰 확신을 갖게 됐다는 이도 있다. 탐나는 인재 1기 김수연 씨다.

“저는 IT 전공자인데요. 대학 시절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이러한 확신을 얻게 되기까지. 센터에서의 다양한 경험의 도움이 컸요.” / 탐나는 인재 1기 김수연

수연 씨는 센터의 탐나는 인재로 선발되었을 당시. 개발 외 다른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래서 “왜 전공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었단다.

“저는 ‘청년’이잖아요. 다른 일, 여러 경험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여러 직군에 대한 경험을 해보니, ‘개발’ 쪽이 저와 맞더라고요.” / 김수연

지금 수연 씨의 꿈은 ‘개발자’. 다만, 이전에는 개발자 개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반면. 지금은 기획자, 디자이너 등 타 부서 사람들과의 협업 능력 또한 개발자가 갖춰야 할 매우 중요한 소양이라는 점을 배웠다. 업무에서 의외로 문서 작성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게 됐다.

“제가 IT 전공을 했지만, 진로 앞에서 많은 고민을 했던 것처럼. 저와 같은 고민을 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언젠가 저도 꿈 앞에서 주저하는 이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런 멘토가 되는 것이 또 하나의 제 꿈이에요.” / 김수연

나는 어떤 ‘업’을 선택할 것인가. 나에게 맞는 ‘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러한 커다란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홀로 고민한다. 내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어둠 속을 헤매어 줄 이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여러 갈래 길 앞에 내가 좀 헤매더라도, 내 뒤에서 조용히 작은 손전등을 비춰 줄 이가 있다면. 행여 ‘틀린 길’을 선택할까 전전긍긍 전진하지 못하는 일만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 테다.

수백 갈래의 선택지 앞에서 자신있게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의 삶은 수백 가지 색으로 반짝반짝 빛날 수 있을 테다.


선택의 기로에 숨은 기회를, 잘, 포착하세요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인물이 에이브레인 박기언 대표다. 오른쪽 4명은 제주더큰내일센터의 탐나는 인재 1기 청년들.

박기언 에이브레인 대표가 청년에게 보내는 편지

이런 말이 있죠.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살면서 '운'이라는 따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운'을 '기회'라고 부르곤 하죠.

그런데요, 자신에게 이러한 기회가 왔을 때. 곧장 알아채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매번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어야만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죠.

인생에서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당신의 선택에 따라 미래는 바뀝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데, 정작 우리는 이를 너무 사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 번쯤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꿈꾸나요. 어떤 '업'을 당신의 직업으로 삼고 싶나요.

어느 한 가지만 선택하기 어렵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마음이 편안한 사람인가."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비교적 침착하게 잘 해결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 있을거예요.

당신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경험을 모두 떠올리며. '나는 어떨 때 마음이 편안 사람인가' 한번 고민해보세요. 이 고민에 대한 답을 구하는 시간은 어쩌면 상당히 오래 걸릴 지도 모릅니다. 혹은 오랜 시간이 걸려 답을 택했지만, 그 답이 '오답'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올바른 방향을 찾으려 노력하는 당신이 있다면, 분명 당신은 자신만의 답을 언젠가 찾을 테니까요.

그리고요, 젊을 때 좀더 많은 경험을 하기 바랍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어떤 경험을 하건 '몰입'의 단계까지 한번 가 보라는 거예요. 작은 것이라도 좋아요. '아, 내가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것 같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몰입'을 해보세요.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은 곧,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제 경험담을 하나 이야기하자면요, 저는 사업 실패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실패로부터 느낀 교훈이 있다면, '돈'보다는 '일'을 좇아야겠다는 교훈이죠. 젊을 때는 무조건 내 실력, 그러니까 '일'에 대한 실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실력을 젊을 때 길러놓아야 나중에 위기를 맞아도 '실력'으로 다시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됩니다. 실력이 없으면 한 번의 실패가 너무나 큰 좌절로 다가올 거예요. 

그러니 늘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인가', '어떤 일을 잘 하는가'. 계속해서 고민하면서. 세상의 잣대에 맞춘 '성공'을 꿈꾸기보단 내실을 키워, 자신이 세운 기준에서의 성공을 향해 달리는 청춘이 되기를 바랍니다.


탐나는 기업, 에이브레인은?

에이브레인이 제공 중인 솔루션 '에스퀘어'.
에이브레인이 제공 중인 솔루션 '에스퀘어'.

창립 7년이 넘은 벤처기업으로, 서울과 대전에 이어 제주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감귤 병해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제주 농가에 보급해 도민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IoT 기술 기반의 생활안전서비스 '에스퀘어'도 에이브레인의 대표 솔루션이다. 집안의 온도, 습도, 조도 등을 통해 노인 등 집안의 보호대상자의 실시간 이동 경로를 추측할 수 있다. 주거 공간에 화재나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긴급 알림 서비스를 통해 긴급대응에 가능하도록 한다.

에스퀘어는 사회복지사의 시선이 현실적으로 모두 닿기 힘든 상황에서, 소외계층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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