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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9년 만에 집행검 뽑았다
​NC 다이노스, 9년 만에 집행검 뽑았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11.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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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6차전 NC다이노스vs두산베어스
NC 4-2 勝...4승2패 창단 첫 통합 우승
9년 현질한 김택진, 첫 집행검 '획득
'집행검'과 함께, NC 다이노스 창단 첫 통합 우승[사진=연합뉴스]
'집행검'과 함께, NC 다이노스 창단 첫 통합 우승[사진=연합뉴스]

 

'진명왕의 집행검'(이하 집행검)은 NC소프트가 개발한 MMORPG 게임 리니지에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이 세계관에서는 최강급 무기로 통한다. 놀라운 점은 실제로도 비싸다는 것. 2011년 2월 거래된 +4(강화) 집행검의 가격은 약 1억2500만원(현금)이었다.

최고급 외제 차 한 대 값을 자랑하는 집행검이 한국시리즈(이하 KS·7전 4선승제) 6차전 경기 종료와 동시에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NC 다이노스(이하 NC) 선수들이 마운드를 둘러쌌다. 주장 양의지(NC)가 집행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하늘을 향해 번쩍 들었다. 우승이다. 창단 이후 첫 KS 우승. 김택진 구단주가 9년 동안 NC에 '현질'한 끝에 마운드에서 집행검을 뽑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유저는 그 모습을 보고 "NC소프트 대표인 김택진도 '현질' 9년 만에 NC를 우승시켰다. 리니지 유저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공감했을 것"이라며 "집행검은 뽑았지만, 강화가 남아있다. 몇 번 우승할지가 관건"이라고 웃었다.

NC는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KS 6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KS 6전 4승 2패로 2011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KS 우승을 일궈냈다.

KS 3차전까지 1승 2패로 뒤지던 NC는 4차전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두산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4차전 3-0, 5차전 5-0으로 3승 2패가 됐다. 이날 6차전이 열렸다. 승리 시 우승, 패배 시 7차전으로 향해야 했다.

선발투수는 용병인 루친스키(NC)와 알칸타라(두산)였다. 4회까지 점수가 나지 않았다. 5회말 NC 공격 상황에서 첫 득점이 나왔다. 이명기가 우익수 앞 1루타를 때려 권희동(이상 NC)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0.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높이 드는 NC 다이노스[사진=연합뉴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높이 드는 NC 다이노스[사진=연합뉴스]

 

NC는 6회말 양의지가 삼진 아웃을 당한 이후로 다시 기세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알테어가 우익수 뒤 2루타를 때렸다. 박석민(이상 NC)이 좌익수 앞 1루타를 추가해 알테어가 홈 베이스를 밟았다. 2-0. 결국 알칸타라는 박치국(두산)과 교체됐다.

이번엔 노진혁(NC)이 볼넷으로 진루했다. 박석민은 2루로 향했다. 강진성은 플라이 아웃됐지만, 권희동(이상 NC)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2아웃 만루 상황. 두산 코치진은 또다시 투수를 교체했다. 박치국을 내리고 이승진(두산)을 올렸다. 그러나 타석에 들어선 박민우(NC)가 좌익수 앞 1루타를 때렸다. 박석민과 노진혁이 들어 오며 점수가 벌어졌다. 4-0.

NC의 우승이 점차 가까워졌다. 그러나 7회초 두산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쉽게 우승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허경민과 정수빈이 몸에 볼을 맞으며 진루했다. 최주환의 희생 플레이로 2루와 3루에 자리했다. 김재환(이상 두산)이 아웃을 당했지만, 정수빈은 3루로 허경민은 홈 베이스를 밟았다. 4-1. 이어진 김재호(두산)의 타석. 그는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때렸다.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었지만, 세이프됐다. 정수빈은 홈으로 들어왔다. 4-2.

8회말까지 점수가 나지 않았다. 마지막 9회초 두산의 공격. 허경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4구째 우익수 플라이 아웃. 이제 NC의 KS 첫 승까지는 아웃 카운트 단 두 개가 남았다. 정수빈이 땅볼로 아웃됐다. 최주환이 남았다. 1·2구 스트라이크.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가 남았다. 3구는 볼, 4구는 파울, 모두가 숨죽인 5구째 최주환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삼진 아웃. 원종현(NC)이 양손 주먹을 불끈 쥐고 고함을 질렀다.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벗으며 그에게 달려갔다. 우승이다.

헹가래 받는 김택진 구단주(上)[사진=연합뉴스]
헹가래 받는 김택진 구단주(上)[사진=연합뉴스]

 


타 구단의 반대 등 우여곡절 끝에 2011년 3월 창단한 NC가 9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정상에 섰다. 정규리그에 이은 KS 우승으로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김택진 구단주는 헹가레를 받았다.

집행검을 빼든 NC는 이제 '몇 강'(몇 번 우승)에 성공할지가 숙제로 남았다. 강화를 위해서는 재료를 모아야 한다. 게임처럼 소멸할 일은 없지만, 그 길은 더욱 험난해 보인다.

우승 직후 김택진 구단주는 리니지 속에서 자신의 이니셜을 딴 TJ쿠폰을 뿌렸다. 이 쿠폰은 강화하다가 소멸된 아이템을 복구시켜주는 '천금 같은 쿠폰'이다. 한 유저가 전해준 말처럼 그가 이번 우승으로 '현질'의 어려움을 알았던 것이 아닐까.

 

아주경제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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