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개발사업 환경단체 ‘로비’ 시도?…만난 업자는 부정
송악산 개발사업 환경단체 ‘로비’ 시도?…만난 업자는 부정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1.03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환경연합 “사업 연계 추정 업체 관계자 금품 제공 시도” 주장
녹취록 “서울서 전화 받아…받아들일 수 있는 실탄” 등 언급 담겨
업체 관계자 <미디어제주> 통화서 만남 인정·금전 로비 시도 부인
신해원과 관계 “모른다”…‘실탄’ 발언은 “나에게 국한된 것” 일축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외국자본이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을 위해 확보한 송악산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와중에 사업자 측이 도내 환경단체에 '로비'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를 만났다는 업자는 로비 시도와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자 측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일 제주시 소재 사무실에서 '송악산 개발 사업자의 환경단체 반대 활동 무마 로비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를 통해 사업자 측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 관계자가 자신들에게 금전 제공을 시도하려했다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송악산 뉴오션타운개발사업과 관련한 반대 활동 무마 로비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영웅 사무처장, 김정도 국장, 문상빈 공동대표(사진 왼쪽부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3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송악산 뉴오션타운개발사업과 관련한 반대 활동 무마 로비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영웅 사무처장, 김정도 국장, 문상빈 공동대표(사진 왼쪽부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송악산 일대 문화재 지정 계획을 발표한 날(11월 2일) 모 업체 대표가 우리 단체 활동가에게 만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모 업체 대표를 만났다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김정도 국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만난 자리에서 모 업체 대표는 (송악산개발) 사업자 측으로부터 김정도 국장과 또 다른 도내 환경단체 활동가 등 2명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시 삼도동 소재 모 커피숍에서 만난 모 업체 대표 A씨는 김 국장을 만났다. 환경운동연합이 내놓은 녹취록을 보면 A씨는 이 자리에서 "송악산, 나도 내용은 잘 모르고 서울에서 전화가 와서, 같은 고향이니까 말 편하게 이야기하겠다"며 "두 분을 만나서 도움을 좀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그렇게 알아봐 달라고 하길래"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맹목적으로 만나서 뭔(무슨) 도움을 요청하느냐. 반대 급부로 뭘 제시하고 그 친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실탄을 줘야 할 게 아니냐. 까놓고 얘기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나도 공무원을 해봤다. 하지만 도지사가 예를 들어서 선언한 부분이 바뀌는 부분들이 있다"며 "내가 보기에는 김 국장과 B(다른 환경단체 활동가)씨만 도와주면 (제주)도라든지, 아니면 추진 기관이라든지 자기네들이 알아서 집행을 본다는 얘기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김 국장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자 "그러면 그네들이 얘기하는 것은 환경단체에서 반대하는 강도를 줄여달라는 얘기겠지"라고 이어갔다. A씨는 잠시 다른 누군가와 통화를 한 뒤 다시 김 국장에게 "짐을 다 짊어지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징도면, 이 정도 실탄이면 내가 대표들하고 B씨네 단체하고, 사업자 측하고 이렇게 마주 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만들어 줄 수 있다. 그걸 한 반 이야기 해보라"고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A씨가 송악산 뉴오션타운개발 사업 관계자가 아닌 부탁을 받은 중간업자로 추정했다. 녹취록에서 A씨가 '송악산, 나도 내용은 잘 모르고 서울에서 전화가 와서'라는 한 부분을 근거로 들었다.

김 국장은 "약 18분 정도 만났고 (A씨가) 부탁을 받고 나왔다고 했다"며 "나도 (뉴오션타운개발 사업자인) 신해원이라는 단어를 거론했고 이에 반박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해원 측이겠거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화 중 송악산뉴오션타운사업을 직접 거명했느냐는 물음에는 "송악산 사업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지금 송악산에 개발 사업은 그것(뉴오션타운사업)밖에 없지 않느냐"고 피력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전경.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전경. [제주특별자치도]

김 국장이 만났다는 A씨는 <미디어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금전 로비 시도를 부인했다. 신해원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A씨는 김 국장과의 만남을 인정하면서도 만남의 이유에 대해 "어떤 자금이든 해외 자금이든, 제주도 쪽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봐 만난 것이다. 그 것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탄' 이야기에 대해서는 "내가 여기서 활동하려면 그 정도는 있어야 할 게 아니냐. 내가 맨입으로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활동가한테 한게 아니냐는 물음엔 "아니다. 나에게 국한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재차 '당신들(환경단체)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내가 실탄이 필요하다는 것이냐'고 묻자 "아니다.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내가 그 사람들을 움직이겠나"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송악산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자인 신해원 측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전혀 아니냐'는 물음에도 "예(그렇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송악산 일대는 1995년 유원지로 지정된 후 중국계 외국 자본인 신해원 측이 2013년부터 매입을 시작해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300번지 일원 19만1950㎡ 부지를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로 확보해놓은 상태다.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 조감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 조감도. [제주환경운동연합]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