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9:18 (목)
훼손된 오름 복구 작업,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에만 급급
훼손된 오름 복구 작업,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에만 급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10.28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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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 용눈이오름 현장 모니터링 결과 복구마대 벌써 파손 등 지적
“복구마대는 흙 유실된 곳에만 … 지금처럼 하면 공사비만 많이 들고 효과 낮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훼손이 심각한 오름에 대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 오름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위해 송악산, 용눈이오름 등 33곳에 17억원을 투입해 보행 매트와 안전 펜스, 안내판 등 탐방 인프라 전반에 대해 탐방시설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구작업이 허술하게 이뤄지면서 비용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용눈이오름 복구작업 현장을 다녀온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직접 현장에서 살펴본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대표가 훼손된 용눈이오름 탐방로에 깔린 복구마대가 벌써 파손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대표가 훼손된 용눈이오름 탐방로에 깔린 복구마대가 벌써 파손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홍 대표는 “훼손된 탐방로에 줄지어 깔려있는 복구마대가 벌써 터져있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이 마대는 흙이 유실된 곳에 깔아놓고 안에 있는 씨앗이 나와 풀이 재생되면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벌써 터져버리면 복구마대로서 쓸모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마대가 주변 흙이 더 이상 쓸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면서 안에서 식물이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이 상태로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모두 쓸려나가버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매트 밑에 설치된 복구마대가 쓸려나가가버리면 매트가 들리면서 바람이 밑으로 들어가 매트가 통째로 걷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어 “복구마대는 흙이 유실된 곳에만 하고 가급적 땅에 딱 붙도록 시설을 해야 하는데 엉망”이라면서 “지금처럼 복구마대를 많이 갖다놓으면 공사비만 많이 들고 효과가 매우 낮다. 왜 이렇게 했는지 정말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도는 중장기적으로 훼손이 심한 오름에 대해서는 탐방총량제를 도입하고, 경관이 우수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오름 지역을 도립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새로운 관리모델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오름 보전‧활용을 위한 장기 플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다시 오름 보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종합적인 오름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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