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반짝반짝 존재하길...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
오늘도, 내일도 반짝반짝 존재하길...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0.1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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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 25, 지속가능한 지구 이야기 '벨롱벨롱 나우'
예술가의 시각으로 본 제주, 폐가에 설치작품 등 다양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언제든 일어나리라 예상했던 일이, 결국, 일어나버린 사건.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이다.

학창 시절, 빙하가 녹고 있다는 지구의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교과서를 통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이 물 부족 국가라는 놀라운 사실도 알았다.

그런데 어른이 되니 더 중요한 일이 많더라. 당장 내일 회사에 제출할 보고서가 지구의 기후 위기 문제보다 더 중요한 삶이었다.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 소개 영상 갈무리. (사진=슬리퍼스써밋)

현실이 이렇기에, 예술가의 목소리가 매우 중요한 시대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나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넘어, 이 세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짚어내 표현하는 예술가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비겁하게 현실에 숨는 우리를 대신해 나선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 제주를 무대로, 재미난 판을 벌인다. 오는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이다.

왜 ‘벨롱벨롱 나우’일까.

먼저, ‘벨롱벨롱’은 ‘반짝반짝’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나우’는 알다시피 영어로 ‘현재, 지금’의 뜻을 가진다. 둘을 합치면 ‘반짝반짝한 오늘, 지금’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주최 측인 ‘슬리퍼스써밋’은 이번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이 현재의 반짝임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반짝임으로 자리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번 축제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이다.

이와 관련, ‘슬리퍼스써밋’의 김승민 큐레이터는 “제주 지역의 환경, 전통 문화, 예술계의 생태, 교육 총 네 가지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꿈꾸며,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행사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제주 방언 기억하기: 10/22~25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김예니가 제주의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제주 방언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엮어 추후 동화책으로 선보인다.
전시 장소: 플레이스 캠프 제주(CHANGE동 4층)

2. 제주의 꿈 이야기, 설화 기억하기: 10/22~24
박봉수 미디어 아티스트와 전자 음악 뮤지션 하임이 제주의 설화를 표현한다. 미디어아트와 음악을 접목시킨 공간 속으로 관객이 직접 들어가 관람하는 형태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전시장 인원 제한사항 및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전시 장소: 플레이스 캠프 제주, 액티비티 플러스 라운지

3. 음과 양_평대리, 김기대X우디킴: 10/22~25
우디킴 작가가 평대리 지역 주민들과 소통한 뒤, 인근 폐가에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이 설치될 폐가는 더 이상 어둡고, 우울한 공간이 아니다.
전시 장소: 구좌읍 평대리 32-1

4. 음과 양_한동리, 김기대X전선영X막시밀리아노 아로세(Maximiliano Arrocet): 10/22~25
한동리에 위치한 폐가를 친환경 재료로 재탄생시켰다. 제주 구옥의 문화적, 환경적 의미를 재조명해본다.
전시 장소: 구좌읍 한동리 1428

5. 제주에서 제주로, 바다에서 온 영혼의 나무: 10/22~25
제주의 쓰레기 문제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바다 쓰레기로 작품을 만든다는 양쿠라 작가와 건축가 마리아가 움직이는 건축물 형태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이동이 가능한 형태다. 퍼포먼스는 23일 진행한다.
장소: 예술곶 산양

6. 왕 봥 갑서, 플리마켓: 10/24, 오후 4시~8시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바라는 지역 아티스트, 친환경 및 사회적 기업, 도민 등이 함께 플리마켓을 만든다. ‘와서 보고 가세요’라는 제주 방언, ‘왕 방 갑서’가 장터의 이름이다.
장소: 플레이스 캠프 제주

이와 관련, 오는 23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는 예술곶 산양에서 ‘슬리퍼스써밋’ 컨퍼런스가 열린다. 전 세계 문화 및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환경, 민족 전통문화, 문화/예술 생태계, 교육, 제주 등 5개 단어가 주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화두 아래, 이전에 외면받거나 무시당했던 다양한 가치를 발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자는 것이 이번 컨퍼런스의 목적이다.

한편,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의 대부분 행사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작품 감상 및 라이브 방송은 ‘슬리퍼스써밋’ 홈페이지 내 관련 페이지로 공개된다. 행사 자세한 내용 또한 해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또한, 각 행사 참여를 원한다면 사전예약 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사부작사부작(슬리퍼스 클럽) 맴버들이 모여, 버려진 천 200여 조각을 다듬고 재봉하여 탄생한 대형 천막(6.5m*5.5m)과 테이블보.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의 ‘왕 봥 갑서’ 플리마켓이 열릴 플레이스캠프의 광장에 설치될 예정.

‘지속가능성’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중심에 두고 열릴 ‘벨롱벨롱 나우’ 페스티벌. 이토록 중요한 가치를 품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보인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불가능하게 하는 현안들. 제2공항, 비자림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등과 같은 ‘실존하는 사회문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축제에서 주요 행사로 꼽히는 제주 문화가 녹아있는 그림 작업이나 폐가를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이미 수 차례 다뤄져 왔고, 지금도 제주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세계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축제임에도, 프로그램이나 기획 의도 자체에서 느껴지는 특별함은 부족한 듯하다. 오히려 제주에 산재한 시급한 현안을 좀더 깊이 다뤄봤다면, 좋았겠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제1회 ‘벨롱벨롱나우’ 페스티벌이 ‘지속가능한 제주’를 선도할 제2회, 3회 행사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행사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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