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 돌탑의 비밀은 ‘용암 상승작용’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 돌탑의 비밀은 ‘용암 상승작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10.0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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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선작지왓 일대 140여곳 튜물러스 및 관련 지형 확인
대부분 해안 저지대에서 발견, 고지대에서는 드문 현상 … “용암 점성이 크기 때문”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에서 볼 수 있는 돌탑 모양의 지형이 점성이 큰 용암의 상승작용으로 만들어진 튜물러스 지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 선작지왓 일대에서 볼 수 있는 돌탑 모양의 지형이 점성이 큰 용암의 상승작용으로 만들어진 튜물러스 지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미디어제주] 한라산 남서부의 선작지왓 일대에서 볼 수 있는 탑궤 모양의 용암 돌탑들이 용암 상승작용으로 만들어진 튜물러스와 이와 관련된 독특한 화산지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지질조사를 통해 선작지왓 일대 약 140여곳에 용암상승 작용에 의한 튜물러스와 붕괴된 튜물러스 등 그와 관련된 지형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 돌탑 모양의 지형은 주변에 비해 평균 5m, 최고 15m까지 솟아 있다. 이 중에서도 30여곳은 탑궤처럼 전형적인 용암 돌탑 형태다.

‘튜물러스’란 용암 상승작용 때문에 봉분 형태로 솟아오른 독특한 화산지형을 일컫는다. 용암이 흘러가면서 먼저 식은 용암의 표층이 그 아래를 흘러가는 용암에 의해 밀려 올라가는 용암 상승작용 때문에 튜물러스 지형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흔히 튜물러스 같은 용암 상승작용에 의한 지형은 점성이 낮은 현무암질 용암에서 관찰되거나, 흘러가던 용암이 완만한 지형을 만나 흐름이 원활하지 경우 형성된다. 앞서 가던 용암류의 전진 속도가 늦어지면서 뒤에서 굳지 않은 채로 밀려오는 아래쪽의 용암에 의해 먼저 굳은 용암의 표면이 부분적으로 밀려올라가는 상승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발견된 튜물러스 지형은 제주도 해안의 완만한 저지대(평균 지형경사 1~1.5도)에 주로 분포돼 있다.

반면 이번에 발견된 선작지왓 일대의 튜물러스와 관련 지형들은 해발 1400m에서 1700의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독특한 사례다. 특히 이 일대는 경사가 약 8~9도로 해안 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사가 급한데도 튜물러스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유산본부 연구진은 “선작지왓 일대의 용암이 저지대 해안의 용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이같은 독특한 현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라산 고지대의 용암이 대체적으로 저지대 용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지대에서 지형 경사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용암이 잘 흘러가지 못해 밀려올라가는 용암 상승작용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김대신 생물자원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라산 탐방객들의 지질학적 호기심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제주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자원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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