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를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문제”
“학생인권조례를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문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9.25 15:4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 “심사보류 주도한 교육의원들이 책임져야”
의장 직권상정 요구 “더 이상 도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달라”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이 자신의 대표발의한 학생인권조례가 교육위원회에서 심사보류된 데 대해 격정을 토로하며 교육의원들을 겨냥,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이 자신의 대표발의한 학생인권조례가 교육위원회에서 심사보류된 데 대해 격정을 토로하며 교육의원들을 겨냥,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학생들의 청원으로 발의된 학생인권조례가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심사 보류된 데 대해 “학생들 앞에서 들 수 없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고 나섰다.

25일 속개된 제38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고은실 의원은 ‘도민 갈등과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조례안을 심사보류한 교육위원회를 겨냥해 “지난 3월 학생들의 청원이 들어온 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위원회는 과연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하는 일부 세력이 학습 저하, 교권 침해, 동성애 조장 등 이유를 들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여기 계신 동료 의원들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를 의미하는 데 보편적인 권리에 좋고 나쁨이 어디 있느냐”며 학생인권조례를 ‘나쁜 조례’라고 지칭하면서 도민 갈등을 부추기는 반대측을 겨냥해 “조례가 나쁜 것이 아니고 인권조례를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이 문제”라고 일갈했다.

학생인권조례가 인권법에 기초해 학생들의 실정에 맞게 구체화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인권조례가 도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 합의로 만들어진 인권법을 부정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게 아니라면) 보편적인 권리에 학생만 제외시키자는 거냐”고 거듭 교육위원회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또 그는 자신이 장애인 당사자로서 평생을 사회적 약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서 “조례 제정이 미뤄질수록 학교 현장에서 폭언, 사생활 침해, 성폭력, 억압적 문화에 노출돼 있는 학생들이 그 피해를 온전히 받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학생인권조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사자인 학생들의 청원에 의해 발의된 것으로, 도내 22개 고교 회장단의 지지 연서명도 전국 최초의 사례임을 강조한 그는 “조례 제정을 위한 학생들의 실천과 학생 자신들의 권리를 어른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짜 살아있는 민주시민교육의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조례 발의에 동참했으면서 결국 심사보류를 주도한 교육의원들이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면서 “조례 청원을 위해 한겨울에 차디찬 길거리에서 서명을 받은 학생들 앞에, 그리고 4.3의 아픔을 딛고 인권도시로 나가고자 하는 도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으면서 ‘교육자치의 모범’이라고 하는 제주 교육의원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되기는커녕 정작 폐지를 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지하게 성찰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교육의원들을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이에 그는 좌남수 의장에게 “더 이상 교육위원회가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없고 부담스럽다면 학생인권조례를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된 학생인권조례가 추후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길 것을 우려했다.

또 그는 서명에 동참해준 22명의 동료 의원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발벗고 나서서 조례 제정을 외치는 지금 더 이상 도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의장님과 동료 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3월 19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문 앞에서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도내 고등학생들의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지난 3월 19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문 앞에서 제주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도내 고등학생들의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풍경 2020-09-25 22:01:49
다들 귀닫고 눈감았나??아이들이 도와달라하는데!아이들이 인권을 보장해달라 하는데!뭐가 두렵고 뭐가 무서워서??!!어른들은 아이들의 소리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보려고나 했나??철없는 아이들의 짓이라고 욕이나 안했음 다행이고!!오죽하면 아이들이 그 소중한 시간들 쪼개가며 이런 일을 해냈을꼬..고개를 들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