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섬 부동산 매입 논란... "일회성 토론회, 무슨 소용있나"
재밋섬 부동산 매입 논란... "일회성 토론회, 무슨 소용있나"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9.19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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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아트플랫폼 타당성 논의 토론회' 개최

-찬성·반대 측 모두 아트플랫폼 필요성 공감하면서도, "불투명한 절차" 지적
-진정한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의 성공 위해 "다양한 '숙론의 장' 마련해야"

들어가기에 앞서, 아트플랫폼 사업이란?

아트플랫폼 사업은 당초 '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이라는 가칭으로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의해 추진되어왔다. 삼도이동에 위치한 재밋섬 부동산을 100억원에 매입, 60억원 이상 리모델링비를 투입해 공공 공연연습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18년 2월 구체적인 첫 논의가 이뤄졌고, 2018년 6월 18일 재밋섬 부동산(건물과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계약금은 2원, 계약해지 시 위약금은 20억원이다.

좀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다면, 아래 기사를 참고하자.

2019.1.3 기사 <한짓골 사업 감사 발표 전 되짚어보자 "주요한 말, 말, 말!">

2019.1.9 기사 <“제주문화예술재단 한짓골 사업, 시작부터 문제투성이”>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9월 19일 오후 2시, 제주문화예술재단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타당성 논의 토론회'.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타당성 논의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토론회지만, 막상 그 내용은 '재밋섬 부동산 매입' 관련 논란과 재단의 불투명한 사업 진행 절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왜 토론회로 싸움을 붙이려 하나. ‘제주아트플랫폼 타당성 논의 토론회’라는 이름 자체가 잘못됐다. 여기 모인 사람들이 '제주아트플랫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의 토론회는 '재밋섬 부동산 매입 타당성 논의 토론회'가 되어야 한다. 또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눠 3분 동안 각자 일방적인 입장만 말하는 토론회는 '토론회'가 아니다. 재단은 공개적인 숙론의 장을 적극적으로, 다양한 루트로 마련해야 한다."

이는 9월 19일 토요일, 오후 2시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 본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 타당성 논의 토론회’에 참석한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의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나는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됐기에, 사업을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도심을 문화예술로 활성화시키는 작업은 재밋섬 건물 매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다. 도민 사회를 분열하게 만든 재단은 책임지고 재밋섬 부동산 매입을 취소해야 한다.
또 타당성검토위원회가 재밋섬 부동산 매입 여부를 결정하면 안 된다. 법적인 매입 주체도 아니고, 위원들이 누구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도민은 전혀 모른다. 검토위에서 ‘재밋섬 부동산 매입 찬성’ 결론을 내리더라도, 동의할 수 없다.”

재단 측에 따르면, 이날 열린 토론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라는 도 감사위원회 감사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준비됐다. 지난 2019년 1월,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재밋섬 부동산 매입’에 따른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사업의 효율적 해결방안을 강구하라’는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감사위가 밝힌 ‘재밋섬 부동산 매입’ 관련 지적 사항은 다음과 같다.


‘재밋섬 부동산 매입’ 관련, 도 감사위 지적 사항

-재밋섬 부동산 매입에 대한 이사회와의 사전 공감대 부족
-'2018년도 기본재산운용계획'에 대한 도지사 보고 미이행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기본재산관리위원회에 전문가 부재
-도민공감대 노력 및 도의회 보고 등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점
-신탁된 부동산을 매입하며, 등기상 소유자인 신한은행에 계약이행 담보방법을 마련하지 않은 점
-재밋섬 부동산 감정평가에 대한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 '다소 미흡'으로 판명, 110억원은 시장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평가액
-재단 기본재산 운용 등에 대한 제주도의 지도와 감독 부적정
-재단의 업무 담당자와 관련자의 부당한 업무 처리


이에 재단은 2019년 11월, 총 1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타당성검토위원회를 발족, 6차례 회의를 진행해 사업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2020년 9월 19일 열린 토론회는 타당성검토위원회 활동의 연장선으로, 사업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 단체 및 지역주민 등 관계자 8명이 참석해 이뤄졌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찬성과 반대 측 토론자. 

재단 측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의 토론자 8명은 각각 재밋섬 부동산 매입 및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에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단체 소속 인물들이다.

이들 토론자가 각각 주장한 바는 다음과 같다.

재밋섬 부동산 매입,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찬성

-이미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혈세 10억원이 중도금으로 지급되었음. 또한, 계약 해지 시 20억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부동산 매입이 조속이 이뤄져야 함.

-2009년 제주대학교병원이 신제주 지역으로 이전하며, 원도심 침체와 슬럼화가 가속화됨.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재밋섬 부동산을 매입, 아트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

-상인들의 고충을 위해서라도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함.

-계약 관련 제기된 문제들은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으므로, 문제가 아님.

-소극장이나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 공연연습장이 제주도에 부족함. 실제 공연을 하려 해도 대관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음.

재밋섬 부동산 매입,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반대

-타당성검토위원회에서 6차까지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위원 명단과 그 내용을 도민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깜깜이 검토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도민이 재단의 결정을 납득할 수 있겠나.

-계약서와 관련, 경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부동산 매입이 완료된 뒤, 감정가가 과연 적정했는지 등에 대해 고발이 이뤄진다면 결과는 장담 못 한다.

-총사업비 172억원 중, 60억원이 리모델링 비용인데. 이 비용이면 웬만한 부동산을 튼튼하게 지을 수 있다. 또 재밋섬 부동산은 건축학적 가치가 없다. 제주의 상징물이 될 수 없는 건물이다.

-아주 낡은 (재밋섬) 건물을 매입하게 되면, 유지비가 상당히 많이 든다. 재단의 재정이 여기까지 가능할지 의문이다.

-100억원 도민 혈세를 부동산 매입에 사용하며, 계약 과정이 매우 불투명하다. 이를 용서할 수 없다. 사업을 재검토하고, 예산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토론회는 가치가 없다. 토론회 자료에는 재단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담겨있다. 깜깜이 검토위 회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슨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나. 보다 열린 자리에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도민과 소통하는 숙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사업과 관련해 설문조사도 진행해야 한다.

위 내용과 별개로 이번 토론회에서는 ‘찬성’과 ‘반대’ 측 경계가 모호한 지점이 있었다.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자체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주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답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찬성 측 토론자로 참석한 국악단 ‘가향’, 전병규 대표는 “예술인들의 열악한 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찬성 측 토론자로) 참석했다”라고 밝히면서도, “사실 오늘 와달라고 해서 나오긴 했는데, 지금 제가 재단에 묻고싶은 것은 ‘이 일(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을 재단이 해놓고 2년여 시간이 흘렀는데, 문제해결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재단 측에서 제시한 토론회) 자료를 보면, 뭐 한 겁니까. 재단이. (중략) 돈을 경제적으로, 어떻게 투명하게 잘 써서 주민들과 예술인들, 모든 분들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빠져있다”라며 재단에 비판의 입장을 전했다. 재밋섬 부동산 매입 관련 논란들을 해결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과연 재단에 있었는지, 의문을 던지는 발언이다.

그는 끝으로 “지금 문제를 벌려놓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이나,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여기 와서 토론하라고 하면 뭘 합니까. 제가 찬성 측에 오긴 했지만, 그런 것들이 답답하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재밋섬' 건물. ⓒ미디어제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재밋섬' 건물. ⓒ미디어제주

반대 측에서도 의견이 나왔다.

제주독립영화협회 고혁진 대표는 “제주아트플랫폼을 저희가 반대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재밋섬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서 반대표를 던졌던 것임을 밝히며, “아트플랫폼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고 오해하지 마십시오. 큰 사업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천천히, 좀 더 많은 의견을 수합하고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겁니다. 천천히, 정확히 (사업에 대한 검토와 진행을)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한편, 1원짜리 부동산 매매계약서 및 불투명한 계약 절차 등 논란의 사업을 초창기 담당해온 재단의 전 경영기획본부장 A씨가 현재 타당성 검토위원회 업무를 맡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 사항으로 떠올랐다.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A씨는 현재 ‘제주아트플랫폼 타당성검토위원회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애초에 사업을 추진해온 당사자가,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이번 토론회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A씨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전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제주아트플랫폼(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사업 전반 업무를 맡아 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재밋섬 건물 매입 관련 논란 이후, 타당성검토위원회 지원 업무를 A씨가 맡게 되며. 이번 토론회 자리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여기에 대해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은 “2018년 주민설명회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업을 설명한 A씨는 관련 문제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고, 도의회 및 권익위원회를 통해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기도 하다”면서, A씨가 “타당성검토위원회 업무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러한 지적에 재단 측은 “관련 사안은 논의해보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재단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합, 타당성검토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타당성검토위원회가 재밋섬 부동산 매입 및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 결정을 내리게 되면, 재단은 이를 근거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재단은 최종 결정 전, 도의회와 제주도 보고 및 기자간담회 등 타당성검토위원회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임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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