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공직 유관기관 직원 ‘솜방망이 징계’ 수두룩
제주도 공직 유관기관 직원 ‘솜방망이 징계’ 수두룩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9.09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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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육회 성희롱 비위 징계 감경 할 수 없음에도 ‘감경’
개발공사·제주신보 징계 처분 반복 시 가중 처벌 안 해
제주TP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확인 불구 부과금 없어
도감사위 18개 기관 228건 행정조치·4명 인사조치 요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공직 유관기관들이 직원 징계 사유 발생 시 ‘솜방망이’식 처벌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9일 도내 지방공기업, 지방출자·출연기관 등 18개 ‘공직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직원 징계기준 등 운용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3월 16~20일까지 예비 감사를 거쳐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6일까지 10일 동안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제주도체육회는 성범죄의 경우 징계 감경 사유가 아님에도 감경 처분해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 도체육회는 직장 내 성희롱 비위 행위가 발생하자 고충상담실을 통해 직권 조사했고 지난해 12월 4일 인사위원회에 정직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인사위원회는 그러나 형사고발로 처벌 중이라는 이유로 감봉 1월로 감경 의결했다. 도체육회 징계규칙에는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의 비위 시 징계를 감경할 수 없고 인사위원회 징계 의결 사항에 대해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감경 의결에 대해 재심사를 요구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감경 처분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외부 전경. /사진=제주도감사위 홈페이지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외부 전경. /사진=제주도감사위 홈페이지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신용보증재단은 징계 외 처분 반복 발생 시 가중 처벌을 이행하지 않았다.

도개발공사는 인사규정 시행내규에 주의 2회는 훈계 1회로 간주하고 훈계 처분을 1년 이내에 3회 이상 받을 시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모 직원의 경우 2015년 12월 23일과 이듬해 3월 2일 주의 처분돼 ‘훈계 1회’로 간주하고 같은 해 11월 16일 훈계 처분에 이어 2017년 2월에도 다시 훈계 처분 사유가 발생, ‘1년 이내 3회 이상 훈계 처분’에 해당해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지만 그대로 훈계 처분됐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은 직원상벌규정에 훈계 처분일로부터 1년 이내에 재차 훈계 처분 사유가 발생하면 징계의결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동일한 직원에 대해 징계 외 처분을 반복해 처분하면 가중 처분할 수 있는 규정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도 비슷한 유형이다. 제주TP는 지난해 4월 11일 음주운전 (면허) 취소 후 무면허 운전, 초과근무 실태‘에 대한 제보를 받고 특정감사를 실시, 초과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한 2명을 적발하고 초과근무수당 90만여원 부당 수령을 확인했다. 제주TP는 인사관리규정에 징계 외 금품 및 향응 수수액, 공금 횡령액 및 유용액의 5배 내의 징계 부과금 부과 의결을 하도록 해 부당 수령금액의 5배 내의 징계 부과금 부과 의결 요구를 해야 하지만 징계 의결만 요구하고 부과금 부과 의결 요구는 하지 않은 채 내버려 뒀다.

도감사위는 해당 기관들에 이 같은 일이 재차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은 2000년 12월 (재)제주국제화장학재단으로 출범한 뒤 2017년 3월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하면서 근거 법령을 ‘평생교육법’으로 적용하지 않고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소속 임직원에 대한 성범죄 경력조회가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감사위가 감사기간 중 제주지방경찰청에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 임직원의 성범죄 경력조회를 의뢰했지만 ‘평생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시설에 해당되지 않아 “조회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도감사위는 재단 설립 근거 법령을 보완 및 갱신해 임직원과 교육프로그램 운영 강사 등에 대한 성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도감사위는 18개 공직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감사를 통해 주의 5건, 권고 99건, 통보 1254건 등 228건의 행정상 조치를 요구하고 훈계 2명, 주의 2명 등 4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주요 지적사항은 ▲징계의 종류, 효력 및 의결방식 실효성 확보방안 마련 필요 ▲징계기준 및 징계시효기준 미비 ▲징계 감경 및 포상제한, 가중처벌 기준 불합리 ▲징계부가금 부과 규정 및 기준 마련 필요 ▲징계처분자 등에 대한 승진제한 기준 미비 ▲징계처분자 등의 보수․수당․성과급 감액기준 정비방안 마련 필요 ▲퇴직급여금 및 명예퇴직수당 지급제한 기준 미비 ▲임직원 채용제한 결격사유 기준 및 조회방식 규정 미비 등이다.

도감사위 이와 관련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후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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