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녹색 성장 중심주의만 있을 뿐”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녹색 성장 중심주의만 있을 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8.3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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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근본적인 전환 필요성 강조
“생태 위기‧불평등에 무관심한 제도‧권력에 ‘저항하는 용기’ 없으면 쇄신도 없어”
강우일 주교가 오는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생태적 회심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오는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앞두고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통해 생태적 회심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강우일 주교가 현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이 생명 존중보다 경제 논리를 중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정책으로는 생태계와 가난한 이들의 회복을 불러올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는 오는 9월 1일 ‘2020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역설했다.

강 주교는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정부가 지난 7월 14일 제시한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이 정책 어디에도 ‘2030년 탄소 배출 50% 감축, 2050년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 국제적 합의를 실천하려는 계획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주교는 “‘그린 뉴딜’에는 지구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에너지와 환경 정책을 상품으로 삼아 경제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녹색 성장 중심주의’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의 위험은 개인의 선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어 그는 “이른바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성장의 혜택을 받으며 안락하고 편리한 생활을 계속 유지하면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룰 수는 없다”면서 “‘근본적인 전환’은 자본과 생명, 성장과 탈성장 사이에서 수행하는 결단이며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 ‘근본적인 전환’에 대해 그는 생태 환경의 파괴에서 발생한 부담을 취약한 계층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이며, 에너지와 기후 정책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는 ‘민주적인 전환’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 그는 “자연과 세계, 환경과 사회, 개인과 공동체는 폐쇄된 질서 속에 제각기 고립돼 있지 않다”면서 서로 깊게 연결돼 묶여 있고, 서로 기대어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본연의 모습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에 대해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생태적 회심’은 “우리가 다른 피조물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포괄적인 친교를 이루고 있다는 사랑에 넘치는 이해”(「찬미받으소서」, 220항)를 통해 하느님과 동료 인간 그리고 자연 세계를 다시 만나고, 우리 삶에서 경탄과 기쁨을 찾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생태적 회심’에 대해 그는 “우리가 서로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생태 환경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남용할 여지가 매우 크다는 각성”이라면서 “인간의 삶은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 안에서 온전하고 통합된 삶의 여정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 공동체,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염려는 생태 세계를 보살피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한 자각과 쇄신 없이는 어떤 변화도 가능하지 않다”며 “동시에 생태 위기와 불평등의 현실에 무관심하고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려는 모든 불의한 제도와 권력에 ‘저항하는 용기’ 없이는 어떤 쇄신도 시작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성스러운 분노’ 없이 교회는 어떤 희망도 세상에 보여 줄 수 없다”고 교회의 역할을 강조,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과 제안을 수용하고 진지한 회심을 이루고 강인한 연대와 변화와 쇄신을 실현해 나간다면 ‘우리 공동의 집’을 살릴 기회는 아직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강우일 주교 담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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