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현대건축도 옛날 사람 지혜를 접목시켰으면”
“현대건축도 옛날 사람 지혜를 접목시켰으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8.24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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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현장답사도 온·-오프라인
삼양동 강운봉 가옥, 화북동 김석윤 가옥 등 둘러봐
제주도서관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지난 22일은 초가와 와가를 직접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미디어제주
제주도서관의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지난 22일은 초가와 와가를 직접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사회. ‘뉴노멀’이라고 말하듯, 코로나19는 새로운 현상이며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비대면이다.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도 비대면을 기본 골격으로 진행된다.

제주도서관이 올해 8월에 마련한 ‘2020년 길 위의 인문학 사업’도 비대면을 위주로 하고 있다. ‘천년의 기억에 말걸다-의식주로 만나는 제주인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내건 인문학 강좌. 옷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으며, 집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남은 건 음식 이야기이다.

제주도서관이 옷에 이어 진행한 집 이야기는 탐라지예건축사사무소 권정우 소장이 들려줬다. 지난 19일과 20일 비대면 강의를 했고, 22일엔 현장 답사가 이뤄졌다. 제주도서관은 답사 당일 인원을 최소화하고,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 현장 답사는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 3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함으로써 참여하지 못한 이들에게 현장의 생생함도 들려줬다.

22일 만난 현장은 제주시 삼양동 강운봉 가옥과 화북동의 김석윤 가옥이다. 강운복 가옥은 초가이며, 김석윤 가옥은 와가이기에 두 건축물을 직접 보며 비교도 가능했다. 참가자들에겐 ‘제주의 옛집’이라는 자료를 배부, 제주도 사람들이 살았던 집의 형태를 알 수 있도록 설명했다.

제주 집은 육지부와 달리 홑집이 아니라 겹집(추운 북쪽지방도 겹집임)이라는 사실, 7량 구조라는 점, 마당 공간이 주요한 지점이라는점, 취사공간과 난방공간이 분리되는 점이 육지부와 차이가 난다는 점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답사로 둘러본 두 집은 잘 사는 집에 속한다는 이야기도 참가자들은 들을 수 있었다. 강운봉 가옥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건축됐고, 김석윤 가옥은 20세기 초반 지어졌다. 당시엔 화북포구를 중심으로 육지부 교류가 활발했으며, 화북 인근 지역에 부를 축적한 이들이 많았다.

두 가옥의 특징은 ‘머릿방(두방)’이 독특하게 드러난다. 머릿방은 육지부의 사랑방과 비슷한 개념으로, 제주의 전통가옥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남성공간이 20세기 초반을 중심으로 유행했음을 참가자들은 이해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초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디어제주
참가자들이 초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디어제주
참가자들이 김석윤 와가에 앉아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참가자들이 김석윤 와가에 앉아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광식씨는 “제주의 건축이 육지와 다르고 섬의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됐다. 특히 옛 건축은 자연에 대한 동화이며, 삶의 지혜가 녹아 있다. 현대건축에도 이런 점을 접목시키면 좋겠다. 부동산 측면으로만 집을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양희씨도 현장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흙집을 만들어 살고 있다. 그는 “존재 자체가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삶에 변화를 준다. 옛것에 변화를 주는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겠다”면서 “매주 이런 프로그램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제주도서관이 추진한 길 위의 인문학은 마지막 프로그램을 남겨두고 있다. 음식 관련 프로그램으로, 오는 26일과 27일, 29일에 만날 수 있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이 프로그램을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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