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옷을 직접 만들어보니 해녀가 더 이해돼요”
“물옷을 직접 만들어보니 해녀가 더 이해돼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8.10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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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서관, 8월 한달간 ‘길 위의 인문학’ 과정 운영
8월 8일 ‘해녀들의 물옷 만들기’ 온·오프라인으로 진행
“수많은 강좌 있지만 물옷 만드는 강좌는 이번이 처음”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해녀는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기도 하다. 제주해녀는 물옷을 입고 물질을 해왔다. 그러면서 가족을 먹여 살렸다.

물옷은 무명으로 해 입었다. 물옷에 변화가 찾아온 건 1970년대부터였다. 검은 고무옷이 등장하면서 무명으로 만들어 입던 물옷은 차츰 사라졌다. 지금은 물옷을 입고 물질을 하는 해녀를 만날 수 없다. 박물관의 자료에서나 보이는 게 물옷이다.

고무옷이 등장하기 이전, 해녀들은 물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았다. 때문에 물옷은 작업복이면서도, 창작품이었다.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솜씨를 볼 수 있는 게 바로 물옷이었다.

물옷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형태인지는 알 수 있으나 실제 만들어본 이들은 거의 없다. 물옷을 만들어 입고, 물질을 해본 이들은 세상과 이별을 고하고 있으며, 이를 전수를 해주는 일도 없기 때문이다.

마침 제주도서관이 ‘길 위의 인문학’을 운영하며, 물옷을 만들어보는 강좌를 진행했다. 수많은 인문학 과정이 양산되지만 물옷을 직접 만드는 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서관은 지난 8월 8일 제주도서관 회의실에서 ‘해녀들의 물옷 만들기’ 과정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 호응을 끌어냈다.

제주도서관이 진행한 '길 위의 인문학' 과정. 올해 처음으로 물옷을 수강생들과 만드는 과정을 시도했다. 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이 해녀와 물옷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도서관이 진행한 '길 위의 인문학' 과정. 올해 처음으로 물옷을 수강생들과 만드는 과정을 시도했다. 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이 해녀와 물옷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지난 8일 진행된 물옷 만들기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지난 8일 진행된 물옷 만들기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올해 제주도서관은 ‘천년의 기억에 말걸다-의식주로 만나는 제주인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의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8월 한달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의식주’의 ‘옷’이 열었다. 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이 강사로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차례의 강연은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8일 물옷 만들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제주도서관은 물옷 만들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재료를 미리 준비했다. 온라인으로 물옷 만들기에 참여할 이들은 사전에 도서관이 준비한 무명을 받아 갔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당일 제주도서관에서 물옷 만들기에 참여했다. 강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쌍방으로 진행했음에도 참여자들은 진지하게 따라하는 등 물옷 만들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강연을 진행한 현진숙 소장은 해녀들이 직접 만들어 입었던 물옷의 가치를 다음처럼 설명했다.

“물옷은 굉장히 과학적입니다. 편리하고 실용적이었으며,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그런 옷이기도 했어요. ‘상군은 죽어보난 물소중이 호나잇저’라는 속담이 있는데, 해녀들은 가족을 위해 몸을 던져서 삶을 꾸렸음을 속담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해녀들은 물옷을 어떻게 만들까 궁리를 하고, 아껴쓰고, 오래 쓰고 입을지를 궁리했어요.”

제주사람들은 주변에 있는 걸 허투루 쓰지 않았다. 늘 아끼려고 했고, 실제도 그랬다. 제주사람들의 조냥정신은 어딜 가지 않는다. 우린 그걸 물옷을 통해 배울 수 있다.

특히 현진숙 소장은 제주도서관이 마련한 ‘물옷 만들기’는 매우 가치 있는 강좌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물옷을 만드는 강좌를 해본 건 처음입니다. 제게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매번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그걸 제주도서관이 해주니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소중한 것은 기억하고, 이어가야 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참여한 이들이 물옷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미디어제주
오프라인으로 참여한 이들이 물옷을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미디어제주
해녀가 직접 만든 물옷. 미디어제주
해녀가 직접 만든 물옷. ⓒ미디어제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번 강좌 참여자로 청년도 눈에 띄었다. 북경사범대에 다닌다는 강태웅씨였다.

“제주도서관이 길 위의 인문학을 한다는 걸 보게 됐어요. 제주도 출신이지만 제주를 잘 몰랐어요. 강좌를 통해 해녀의 고된 삶을 배우게 되고, 실제 물옷도 만들어보니 너무 좋은데요.”

이번 강좌에 신청한 이들은 서른명 가까이 된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이지만, 온라인으로라도 들으려는 열정이 가득하다. 다행히 실습 당일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기에, 마스크를 하고 물옷 만들기 과정에 참여했다. 해녀학교를 졸업한 수강생도 만날 수 있었다. 미래 해녀를 꿈꾸는 함지윤씨였다. 그는 현진숙 소장과 기념촬영도 하며 기뻐했다.

“제주에서 태어났어요. 육지에 있다가 몇 년전에 고향에 정착했어요. 해녀문화를 이해하고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이런 과정에 있었네요. 물옷을 만드는 과정은 너무 필요하다고 봐요. 어디에도 이런 과정이 없어요. 상시 과정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짜 필요한 과정 아닌가요?”

제주해녀는 세계적 유산이 됐다. 하지만 차츰 사라진다. 해녀문화를 만들던 이들이 사라지면 문화도 사라진다. 그걸 어떻게 잘 보존하느냐가 문제이다. 제주도서관이 진행한 물옷 만들기 과정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편 제주도서관은 ‘의식주’ 가운데 음식과 주택 분야의 인문학 강좌도 진행하게 된다. 주택 분야는 8월 19·20·22일, 음식 분야는 8월 26·27·29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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