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생기면 "사업구간 교차로, 더 혼잡해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생기면 "사업구간 교차로, 더 혼잡해져"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8.0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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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역행하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 사업 ⑧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1.5km 사업구간 실시설계 결과
주변 도로 및 교차로 평균통행속도 변화는 "미비한 수준"
사업구간 지나는 교차로는 '지체도 증가'... "더 혼잡해져"

*기사 전문을 모두 읽을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을 위해, '3줄 요약'을 기사 하단에 첨부했습니다. 
바쁜 분들은 스크롤을 내려 '3줄 요약'을 읽어주세요.

*기사에 앞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참고하세요.
<미디어제주> 2019.4.29 일자 기사 “아이들 놀이터 빼앗는 거대 도로, 꼭 필요한가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목적, "원활한 교통처리" 위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이란, 총사업비 1237억원을 들여 4.2km 구간에 왕복 6차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제주도는 전체 예산을 한 번에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 서홍로와 중앙로, 동홍로를 잇는 1.5km 구간을 우선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사업 추진의 이유를 아래처럼 들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1.5km 구간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내용 중 일부 발췌.

이러한 사업 추진 이유는 제주도가 한결같이 주장해온 내용이다. 서귀포시 시내의 교통량을 분산해 차량 흐름이 원활한 도로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제주도가 실시한 사업의 실시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도로가 생긴다 하더라도 주변 도로에 미치는 효과가 미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업구간 교차로의 경우, 교통 혼잡을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 내용을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사업 시행하더라도, 주변 도로 평균통행속도 변화는 “미비”

제주도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했고, 지난 3월 이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다. 여기서 과업구간은 사업 시행 구간인 1.5km에 해당한다. 

그리고 아래 [표1]은 실시설계 보고서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사업구간 주변 도로의 평균통행속도'를 측정한 자료로, 사업 시행 전과 후 변화 추이를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서 볼 점은 ‘평균통행속도’와 ‘서비스수준’ 변화의 폭이다. 사업 시행 전과 후, 평균통행속도나 서비스수준 변화가 미비한 수준이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한, 혹은 특정할만한 수치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표1]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시행에 따른 인근 도로의 평균통행속도 및 서비스 수준 변화를 분석한 도표.
예상되는 서비스 수준의 변화가 거의 없다.

사업 시행 시 예상되는 평균통행속도의 변화를 보면 총 20개 조사 구간 중 6개 구간의 평균통행속도가 소폭 감소, 14개 구간의 평균통행속도가 소폭 증가하고 있다. 445억원을 들여 1.5km 구간의 도로공사를 시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가 '0.3~5.1km/h 수준의 인근 도로 평균통행속도 증가'라는 것이다.

서비스 수준 분석 결과 또한 마찬가지다. 주변 도로의 서비스수준 변화를 예측했을 때, 20개 구간 중 단 2개 구간만이 서비스수준 상승 효과를 얻는다는 분석이다.

 

주변 교차로 절반에 '악영향'... 사업노선 교차로는 '더 혼잡해져'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사업을 시행했을 때, 이전에 없었던 인근 교차로의 차량 혼잡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실시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1.5km)가 생길 시 인근 10개 교차로 중 절반의 지체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2]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생길 경우, 예상되는 주변 교차로의 지체도 및 서비스 수준 변화.
빨간색와 보라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악영향"이 예상되는 내용이다.

일단 교차로의 ‘지체도’가 무엇인지부터 짚어보자.

교차로의 ‘지체도’란, 차량들이 교차로에 진입하면서부터 교차로를 벗어나 제 속도를 낼 때까지 걸린 추가적인 시간손실의 평균값이다. 쉽게 말하면,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부터 벗어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교차로의 지체도가 높다면, 그만큼 교차로가 혼잡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교차로 지체도가 낮다면, 교차로의 차량 흐름이 원활하다는 뜻이다.

즉,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이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사업 시행이 '주변 교차로 지체도의 하락'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실시설계 보고서 중 [표2]에 따르면, 그렇지가 않다. 지체도 하락이 예상되는 지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하락 수준이 크지 않다. 차량 한 대당 0.7초에서 11초 수준이다. 

반면, 지체도 상승이 예상되는 지점은 그 수준이 월등하다. 교차로를 지날 때 소요되는 시간이 적게는 6.3초, 많게는 51.8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한 대 기준)

혼잡하지 않은 교차로가 사업 시행으로 인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표3]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1.5km 사업노선 주변 교차로.
빨간 원형으로 표시한 4, 5, 6, 7, 9번 교차로가 사업 시행으로 인한 지체도 증가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표3] 이미지에서 ④, ⑤, ⑥, ⑦, ⑨번으로 표시된 총 5개 교차로는 사업 시행 시, 지체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사업노선을 지나거나 사업노선에 포함되는 ④, ⑤, ⑥, ⑦번 교차로 모두에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또 ⑧솜반천 교차로와 ⑨동홍사거리는 사이에 있는 교차로는 서귀포시청 앞 1호광장, 중앙로터리를 의미한다. 제주도가 그동안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시행의 필요성을 피력하며 강조한 것이 바로 이 '중앙로터리의 교통 혼잡' 때문인데, 막상 실시설계에서 이를 조사 구간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도 의아한 부분이다.

이번엔 [표2]의 '주변 교차로 서비스수준' 분석 결과를 보자.

10개 교차로 중 4개 교차로가 사업을 시행했을 때 서비스수준에 대폭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나머지 6개 교차로의 서비스수준도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닌, 변화 없이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동홍초앞 삼거리, 농협주유소앞 삼거리, 용담교차로는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생길 경우, 서비스수준이 A에서 D로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귀포시 시내의 교통량을 분산해 차량 흐름이 원활한 도로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사업이건만, 정작 사업 시행 구간을 지나는 교차로의 교통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법령에 따른 '교차로 혼잡수준 결정기준'을 근거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필요성을 논의해본다. 그동안 제주도가 주장해온 '교통 혼잡' 문제가 정말 근거가 있는 이야기일지, 법령을 통해 해석해보자.

<3줄 요약>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1.5km 우선 사업구간의 '실시설계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사업 시행 전과 후, 주변 도로와 교차로 평균통행속도 변화에 큰 차이가 없음.

오히려 사업구간 지나는 교차로는 '지체도 증가'... 교통 혼잡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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