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의 ‘유체이탈식 화법’ 도민들은 “화가 납니다”
원희룡 지사의 ‘유체이탈식 화법’ 도민들은 “화가 납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7.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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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제주도, 어린이집 부실급식 관련 원 지사 지시사항 보도자료 회수 소동
“어린이집 주방에 CCTV 설치” 지시했다가 “조리실 아닌 배식‧식사공간” 발언 모순
원희룡 지사가 최근 제주도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부실급식 문제 관련 긴급 현안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지시를 내려 도정 정책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원 지사가 지난 17일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가 최근 제주도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부실급식 문제 관련 긴급 현안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지시를 내려 도정 정책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원 지사가 지난 17일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지사가 최근 제주도내 어린이집 부실 급식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 긴급 현안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뒤가 다른 지시사항을 내려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가 24일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집무실에서 긴급 현안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린이집 주방에 CCTV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보도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먹는 급식임을 고려해 식단표와 실제 배급식단 및 배식과정 등을 확인해 부모님이 안심할 수 있는 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어린이집 주방에 CCTV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도내 한 인권단체에서 ‘어린이집 조리실 CCTV 설치는 인권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CCTV는 조리실이 아닌 배식 및 식사공간에 설치하는 것”이라며 “실제 배식과정 및 결과를 확인하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도 보도자료에 적시된 원 지사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내용이다.

기자들이 담당 부서 관계자에게 지사의 발언이 모순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해당 보도자료는 도청 보도자료 홈페이지에서 내려졌고, 담당 부서 관계자들은 긴급회의에 들어간 끝에 수정된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문제는 보도자료를 수정 배포한다고 하더라도 제주도가 현안에 대처하는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진 것 아니냐 하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는 점이다.

최초 보도자료에 ‘따옴표’를 달고 인용된 원 지사의 발언 내용은 그 자체로 모순이 되는 내용이다. 지사가 얘기한 ‘주방’과 ‘조리실이 아닌 배식 및 식사공간’은 엄연히 다른 공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발언을 한 지사나, 지사의 워딩을 그대로 받아서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한 담당 부서 관계자 모두 도정 현안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담당 부서는 수정된 보도자료를 통해 원 지사의 발언 내용은 모두 빼고 어린이집 급식확인용 CCTV 설치에 따른 인권침해 논란과 관련, “영유아의 안심 급식과 식품 위생 확보를 위한 사각지대 해소 차원”이라고 밝혔다. CCTV 설치 장소가 ‘주방’인지, ‘조리실이 아닌 배식 및 식사공간’인지 명확한 설명도 없다.

원 지사는 어린이집 부실 급식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아이가 잘 먹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배부른 것이 부모 마음”이라면서 “두부 한 조각 들어있는 멀건 국과 재탕한 죽이 어린이집 급식이라니 정말 화가 많이 난다”고 토로했다.

“어른들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들에게 먹을거리로 장난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게다가 부모님들께서는 코로나 사태로 어린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놓고도 불안해 하시는데, 밥 걱정까지 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신이 도정을 책임지는 제주도에서 발생한 부실급식 문제가 발생했다면 지사 본인이 사과부터 해야 할 일이다.

지사의 발언을 그대로 부분 인용해 비판의 문장을 다시 써본다.

“대권 행보에만 눈이 멀어 하루에도 몇 번씩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면서 정작 제주 현안에 대해서는 앞과 뒤가 다른 지시사항을 내리고 있다니 원희룡 지사의 ‘유체이탈식 화법’에 정말 화가 많이 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도민들 모두 힘들어하고 있는데, 도민들이 지사의 엉뚱한 지시사항까지 걱정하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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