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종합개발사업으로 진행…예산만 15억원
관리동 등 만들었지만 운영안돼 흉물로 남아
제주도를 사람들은 소중하다고 말한다. 보물섬이라는 말도 쓴다. 보물은 뭘까? 보물은 남에게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다. 보물은 상처를 내지 않는다. 그야말로 애지중지한다. 보물섬이라는 제주도는 어떨까. 어디를 가든 개발이다. 그래서 개발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 [편집자 주]
우도는 ‘섬 속의 섬’으로 불린다. 섬은 작지만 본섬인 제주도와는 멀지 않기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코로나19의 칼바람도 우도에 들어가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지는 못한다. 여기에선 멈추지 않는 게 또 있다. 개발이다.
작은 섬이지만 섬 곳곳엔 개발을 진행하는 포클레인이 움직인다. 개발을 했던 흔적도 가득하다. 개발 때문에 흉터 난 현장은 우도 곳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오봉리낚시터도 그런 흉터의 하나이다.
‘섬에 무슨 낚시터일까’라는 의문이 있을 터이지만, 실제 우도엔 유료로 운영을 하려는 낚시터가 있다. 문제는 만들어놓고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만들지 말았어야 할 행위를 한 셈이다.
오봉리낚시터는 우도 서북쪽에 있는 오봉리에 들어서 있다. 바다 물길을 막아서 만들어둔 곳이다.
예전 이곳은 ‘둠벙’이라 불렸다. 바닷물이 오고 가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낚시터라는 이름으로 매립돼 옛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가 고향인 사람을 통해 지역 변화를 알 수 있다. 우도는 건너 건너 다 아는 사람이기에 기자가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그 사람과의 대화를 하며 둠벙에 있던 작은 섬이 사라지고, 서서히 매립돼 가는 과정도 들을 수 있었다.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기에 둠벙이라고 불렀어요. 멜도 거르고 숭어도 잡고, 밤엔 낚시도 했던 곳이죠.”
그의 말에 따르면 간조 때 물이 빠져나가는 소리도 들리는 곳이라고 했다. 섬도 있었는데 개발이 진행되면서 어느새 사라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더욱이 오봉리낚시터를 만들면서 물 흐름이 이뤄지지 않아 낚시터는 매우 탁했다.
실제 섬은 있었다. 국립지리원(현 국토지리정보원)이 만든 1996년도 2만5000분의 1 지도를 보면 섬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다 2002년부터 발간한 지도부터 섬이 사라졌고, 2005년 지도엔 해안도로가 만들어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오봉리낚시터는 2012년 도서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다. 그해 기본설계 용역에 착수하고, 2013년 세부설계 용역을 벌이게 됐다.
“여긴 개장도 못했어요.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예산만 계속 투입하고 있죠. 사용하지도 않는데 주차장 부지를 만들더군요. 밑빠진 독에 물붓기죠.”
오봉리낚시터 개발은 2013년부터 본격화됐다. 바닥을 준설하고 주변엔 산책로를 만들었다. 2014년엔 물 높이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부잔교’를 만들고, 오봉리낚시터를 관리하는 건물도 들어섰다. 그렇게 해서 오봉리낚시터는 2015년 12월에 완공된다. 이때까지 투입된 돈만 13억원이다.
돈은 추가로 들었다. 2017년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지난해는 다시 준설을 하고 석축을 보강했다. 추가로 들어간 돈은 1억6600만원이다. 만들어진지 5년. 투입된 예산은 15억원에 가깝다. 그러나 사용 한번 해보질 않았다. 개장을 하지 않는 이유는 “여력이 없어서”란다.
둠벙엔 물코가 있었다. 사전적 의미의 ‘물꼬’처럼 물코는 바닷물이 오가는 그런 곳이었다. 오봉리엔 그 이름을 딴 식당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게 마련이다. 오봉리낚시터는 그렇게 썩어가고 있다. 어쩌면 원상복구가 답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