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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수요‧환경수용력‧주민수용성 문제 놓고 열띤 공방
항공수요‧환경수용력‧주민수용성 문제 놓고 열띤 공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7.0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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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쟁점 해소 1차 공개연속토론회, 찬반 양측 주장 ‘팽팽’
제주 제2공항 관련 쟁점 해소를 위한 1차 공개연속토론회가 2일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 제2공항 관련 쟁점 해소를 위한 1차 공개연속토론회가 2일 오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2공항 관련 쟁점 해소를 위한 1차 공개연속토론회가 2일 오후 2시부터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공동주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병 국토교통부 공항항행정책관과 강진영 제주연구원 박사,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와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공동상황실장이 찬성‧반대측 패널로 나서 공항 인프라의 필요성(항공수요‧수용력‧환경‧주민수용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김태병 공항항행정책관 “숨골은 그 개수보다 대책이 더 중요”

찬성 측으로 주요 쟁점에 대한 발표에 나선 김태병 공항항행정책관은 우선 항공수요 문제에 대해 “제2공항 관련 모든 수요조사 결과에서 최소 4000만명 이상이 예측됐고 가장 최근의 전망 등을 예측한 장래수요는 4108만명”이라면서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에 비해 기본계획 수요가 줄어든 것은 여건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서 정부가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수요를 추정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환경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제2공항은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변 오름 절취를 최소화하고 동굴‧조류 보전, 소음피해 최소화 등 친환경적 공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환경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며 지금까지 추진했던 다른 어떤 국가사업보다 세밀하게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굴 조사에 대해서는 “동굴 개연성이 있는 용암지질을 최대한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는 동굴 존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검토됐으나, 향후 숨골 조사와 설계 단계에서도 지질 및 지반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숨골 조사와 관련해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의 동굴조사에서는 용암동굴 가능성이 있는 숨골 8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물이 대량으로 침투하는 구조를 숨골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미 조사된 용암동굴 구조물 109곳의 148개 중에서도 상당수가 숨골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숨골은 개수보다 숨골을 보전하거나 숨골이 막히게 되는 데 따른 대책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제2공항 부지 내 숨골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는 소음피해 보상과 바다 방향으로 이착륙 절차를 수립하도록 하고 저소음 항공기를 도입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공항시설 확충, 도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반대측 패널로 나선 문상빈 대표는 “국토부의 수요 예측과 공항 확충 규모 결정의 가장 큰 문제는 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 제주도의 관광수용력에 대한 우려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지역사회의 폭넓은 공감대에 기초해 관광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질적 관광 중심으로 정책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양적 팽창에 주력하던 시기의 추세에 기반한 수요 예측 자체가 타당성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어 “2010년 이후 제주는 과잉관광과 난개발로 자연환경과 인문‧사회 환경 모두 급격한 변동을 겪으면서 ‘제주다움’을 잃고 사회적 불안정에 직면해 있다”면서 “제2공항은 과잉관광과 난개발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제2공항 계획을 중단하고 제주의 환경적‧사회적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과학적인 조사‧연구와 제주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본계획에서 제주의 주풍인 북서풍과 정반대인 남쪽으로 80%를 항공기 이착륙 항로로 설정돼 있는 부분에 대해 “항공기 안전 문제도 있지만 실제로 운용할 때는 북쪽으로 이착륙 절차를 더 많이 실행할 수밖에 없어 거짓 또는 부실하게 작성된 소음평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 제주공항의 소음등고선 길이가 28.5㎞인 반면, 성산 제2공항이 소음등고선 길이는 14.2㎞로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공항 건설 결정에 대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참여 방안이 제도화돼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입지 선정 등 중요한 결정이 국토부의 자체 용역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형식적인 설명회와 공청회 외에 실질적으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차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그는 “공항시설 확충 문제는 제주도민의 삶과 제주도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고 공항 확충에 따라 삶의 현장에서 모든 부담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대대손손 살아갈 당사자는 제주도민”이라면서 “제주의 공항시설을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확충할지는 제주도민들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도민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과 자치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방향에 부합하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미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 뜻에 따르고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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