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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려면 여객대합실에서 정류소까지 500m 걸어야”
“버스 타려면 여객대합실에서 정류소까지 500m 걸어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6.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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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환 의원 “성산포항 복층 주차장 준공 이후 우도 어르신들 큰 불편”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이 19일 열린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집행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이 19일 열린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집행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성산포항에 복층 주차장이 생긴 뒤로 버스 정류장이 옮겨지면서 우도 주민들이 버스 정류소에서 대합실까지 500m 가까이 걸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을 기치로 내건 원희룡 제주도정은 이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의회에서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은 19일 열린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 “복층 주차장을 지으면서 버스 정류장이 밖으로 옮겨진 이후로 우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왕복 1㎞ 가까운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정류장까지는 직선 거리로 390m 정도지만, 걸어서 이동하려면 450여m를 돌아가야 한다.

실제로 성산포항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이동하는 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45명 정도로, 상당수가 우도 주민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성 도 기획조정실장이 “대합실까지 버스가 가지 못한 게 3~4년 정도 된 거 같다”고 답하자 홍 의원은 “주차장 관리를 마을회에 위탁했는데, 버스가 다니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상식적인 법치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 일반 교통방해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층 주차장이 들어서면서 렌터카와 자가용 때문에 혼잡한 상황에서 버스는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 대중교통체계 개편 취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현 실장이 이에 대해 “주차장 부지가 자루 형태여서 입구가 비좁다”고 항변했지만 홍 의원은 “입구가 좁은 것은 별개 문제이고 대중교통이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게 가능한 거냐”고 몰아붙였다.

특히 홍 의원은 “매해 1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면서 버스가 못 다니게 하면 결국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타고 다니라는 것”이라며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 휘둘려 기초적인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데 이것이 적폐 아니냐”고 따졌다.

현 실장은 이에 대해 “계속해서 마을회와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홍 의원이 이번달 내로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하자 “교통항공국에 전달하겠다”고 답변하면서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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