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형성시기는 약 8000년 전” 재확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형성시기는 약 8000년 전” 재확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6.1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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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3의 측정방법으로 ‘9000년 전’ 결과 얻어내
만장굴 내부 규암에서 ‘저어콘’ 분리 연대측정 … 형성시기 논란 종지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형성 시기가 약 8000년 전이라는 연대측정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동굴 내 떨어진 암반의 규암편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형성 시기가 약 8000년 전이라는 연대측정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동굴 내 떨어진 암반의 규암편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만장굴을 비롯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형성 시기가 20~30만년 전이 아닌 약 8000년 전인 것으로 재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새로운 제3의 연대측정법을 적용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약 8000년 전에 형성된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2000년대 초반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K-Ar 연대측정 결과를 토대로 20~30만 년 전에 형성된 용암동굴로 인식돼 왔다.

이후 2016년 세계유산본부의 전신인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과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 측정을 통해 약 8000년 전이라는 연대 측정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두 연대 측정결과 차이가 워낙 큰 데다, 기존 화산암을 직접 분석하는 연대측정법(K-Ar, Ar-Ar)과 달리 용암류 하부의 고토양을 분석하는 새로운 연대측정법에 대한 학계 신뢰가 높지 않아 형성시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한라산연구부는 지속되는 논란을 해소하고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 시기를 명확히 밝혀내기 위해 제3의 새로운 연대측정법인 (U-Th)/He 연대측정법을 적용, 약 9000년(오차범위 ±1800년)이라는 연대를 얻었다.

한라산연구부의 안웅산 연구사는 이번 연구방법에 대해 “만장굴 내부 용암 내에 박혀 있는 규암에서 ‘저어콘’이라는 광물을 분리해 호주 커틴대학과 협력을 통해 (U-Th)/He 연대 측정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연대측정법은 한라산 일대의 백록담과 삼각봉, 영실 등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주요 오름 형성시기를 밝혀내는 데 활용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저어콘은 우라늄 함량이 많은 광물인데, 저어콘 내 우라늄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헬륨(He)의 양을 통해 연대를 측정한 것이다.

특히 헬륨의 경우 불활성 기체로 약 200도 이상 온도에서 빠르게 저어콘 밖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현재 만장굴 내 용암에 박혀 있는 규암은 용암동굴이 형성될 당시 1150도에 달하는 온도의 용암과 접촉하면서 저어콘에 축적돼 있던 헬륨이 모두 방출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후 200도 이하로 식은 후 유지된 시간 동안 새롭게 헬륨이 형성되는데, 그 양을 측정해 연대를 얻게 된 것이다.

안 연구사는 “이번 연구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 시기를 보다 명확히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직접 연대를 측정하기 어려웠던 일부 용암류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연대측정 기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다른 오름들의 연대 측정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대측정 결과는 공동연구를 추진해 온 호주 커틴대학 팀과 함께 국제학술지에 투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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