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70여년 전 수형인 ‘억울함’ 풀 2차 재심 개시 여부 심리 시작
70여년 전 수형인 ‘억울함’ 풀 2차 재심 개시 여부 심리 시작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6.15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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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제2형사부 15일 첫 심리
군사재판 재심 청구 7명·일반 1명
일반재판 행불인·사망 유족 등 2명
신속 재판위해 CD 증언 대체키로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70여년전 제주4.3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과 일반재판을 통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생존수형인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 결정을 위한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해 1월 공소긱가 판결이 내려진 생존수형인 18명에 대한 1차 재심에 이어 두 번째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15일 국방경비법 위반 등의 혐의로 1948년과 1949년 군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수형 생활을 한 생존수형인 7명(1명 사망)과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1948년 일반재판을 받고 수형 생활을 생존수형인 1명의 재심 청구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군사재판을 받고 재심 청구를 한 생존수형인은 김묘생(92)·김영숙(90)·김정추(89)·변연옥(91)·송순희(95) 할머니와 장병식(90) 할아버지, 고(故) 송석진(1926년생) 할아버지다. 고 송석진 할아버지는 재심을 청구한 뒤인 지난 4월 일본 동경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일반재판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생존수형인은 김두황(92) 할아버지다.

또 일반재판을 받고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된 행방불명수형인(사망 추정)과 생존했으나 사망한 수형인(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족의 재심 청구에 대해서도 심리가 이뤄졌다.

15일 재심 청구 재판 심리에 참석하기 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생존수형인들과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15일 재심 청구 재판 심리에 참석하기 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생존수형인들과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재판부는 이날 4건의 재심 청구 사건을 한꺼번에 다루며 매우 난감함을 피력하면서도 재심 청구인(피고인 포함)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사재판의 재심 청구를 한 생존수형인의 경우 청구인(피고인)들이 재판정에서 일일이 증언하지 않고 변호인 측이 이들의 증언을 녹화한 CD를 증거로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해 1월 사실상 무죄인 '공소 기각' 판결을 내린 '1차 재심 재판'의 경우 재심 청구서가 제출되고 재심 개시 결정까지 약 1년 5개월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때는 재심 청구인들이 재판정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직접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번 '2차 재심'이 지난 '1차 재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빠른 재판 진행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검찰 측에서는 재판부의 결정에 동의하면서도 반대 신문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 녹화 CD를 다음 재판 기일 이전에 제출을 요구했다.

27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박모(51)씨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15일 제주4.3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과 일반재판을 받고 수형 생활을 한 생존수형인 등이 청구한 재심 개시 여부에 대한 심리가 진행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재판부는 김두황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신문하기로 했다. 군사재판에 대한 '1차 재심'과 달리 일반재판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검찰의 반대 신문이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두황 할아버지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3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됐다.

일반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사망한 수형인(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족이 제기한 재심 재판의 다음 심리 기일은 7월 20일 오전 10시다.

1948년 일반재판(전신법 위반)을 받았지만 1954년 선고되면서 유죄 및 일부 면소 확정판결인데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된 것 같아 실제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김묘생 할머니 등 7명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10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예고했다. 이날 재판은 고 송석준 할아버지의 유족이 별도로 제기한 재심 청구 재판이 병합, 진행된다.

일반재판 행방불명수형인은 법적인 사망 확인을 먼저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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